촘촘한 사회복지망 틈새로 파고드는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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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촘한 사회복지망 틈새로 파고드는 한파
  • 김영선 시민기자
  • 승인 2021.10.13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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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은 얼마나 추울지...” 눈물을 글썽이는 노인돌봄

【깊은 산속 옹달샘】복지사각지대
복지사각지대 발굴
복지사각지대 발굴

정부나 지자체, 민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복지사각지대는 생각보다 많다. 아무리 사회복지법이 촘촘하다고 하여도 그 빈틈은 왜 사라지지 않는 걸까.

서류상으로 자식이나 사위까지 들여다보아 경제력이 있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가정하에 그들을 복지 대상자에서 제외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설사 대상자 조건이 되더라도 본인이 이를 증명하지 못하면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부양의무자한테서 부양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입증되려면 많은 서류가 필요하다. 금융정보제공동의서, 소득재산신고서, 가족관계해체사유서 등 등. 사실 서류를 준비하다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고 제한적인 인력의 복지 공무원들이 일일이 현장을 방문해 그들의 사정을 파악하고 들어 줄 만큼 공무원 수가 넘치는 것도 아니다.

최근 복지사각지대 발굴에 지자체들이 적극행정을 펼치고 있다. 2022년도부터는 기초생활보장생계급여를 받는 모든 가구에 부양의무제 폐지를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과연 다음과 같은 현장의 목소리는 아직도 그 손길이 요원하기만 하다.

# 후처로 들어 온 최선녀(가명. 75)씨의 고통

최선녀 씨는 40대에 5남매를 둔 가정에 후처로 들어왔다. 5남매를 자라 결혼까지 하고 각기 자정을 꾸렸다. 남편이 살아 있을 때는 생활비를 꼬박꼬박 보내주던 자식들이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생활비를 끊었다. 홀로 남은 순녀 씨는 동네 밭일 등 노인 일자리를 찾아 생계를 꾸려나갔다. 몸이 약한 순녀 씨는 사흘에 한 번은 병원에 가야 했고, 그나마 허리를 다쳐 밭일도 다니지도 못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하는 노인돌봄종사자가 안타까운 사정을 알게 되어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했다. 하지만 자식이라는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행정공무원과 논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으나 그도 쉽지 않았다.

조건을 갖춰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의붓자식들에게서 부양의무포기 각서를 받아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됐다. 선녀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자 병원비가 거의 무료로 아프면 부담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하셨다. 하지만 만일 의붓자식들이 부양의무포기 각서를 써주지 않았다면...선녀씨는 복지사각지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 김순임(가명, 80)

순임 씨는 남편을 일찍 여의었다. 슬하에 아들 하나를 두고 아들만 잘되기를 바라며 식당일이며 밭일 등을 하며 아들 뒷바라지를 하며 살았다. 하지만 바램은 이뤄지지 않았다. 결혼한 아들은 사업에 실패를 거듭하면서 많은 빚을 지고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

순임 씨는 이제 힘든 일을 할 수 없는 나이가 됐지만 부양의무자가 있어서 안 된다. 빚더미에 가족과도 별거 상태로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는 아들한테도 부양의무가 있다. 법상으로는 아들과 별거중인 며느리가 직장에 다니면서 월급이 많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그녀도 셋이나 되는 아이들 학교 뒷바라지는 빠듯한 수준의 급여다.

순임 씨의 건강은 하루가 다르게 나빠졌다. 노인돌봄이 안타까운 사정을 듣고 백방으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쉽지가 않다. 옹달샘봉사단에서 생필품 등 먹거리를 지원하고 있지만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아들부부는 이혼만 안했지 남남이 된지 오래다. 아이들 때문에 이혼 절차를 밟지 않고 있을 뿐이다. 해마다 기초수급자 신청을 해보지만, 대답은 똑 같다. 2022년부터 달라지는 복지법이 순임 씨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가을비가 자주 내리는 어느 날 순임 씨는 밭일을 갔다가 비를 맞고 몸살감기로 누우셨다. 아프시다는 순임 씨에게 노인돌봄은 감기약을 사다 드렸고, 혹시나 코로나19가 걸린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하시는 순임 씨...이번 겨울은 얼마나 추울지 걱정이라며 눈물을 글썽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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