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끼 식사라도 할 수 있는 무료급식소라도 있었으면...

【깊은 산속 옹달샘】 쪽방촌 독거노인들③

무료급식소

# 20187월 여름

20187. “창문으로 바람도 안들어 오고, 밤마다 잠을 설쳐...” 얼굴에는 지친 표정이 역력하다. 동부시장 뒷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3층으로 지어진 오래된 건물 2~3층 복도를 따라 2평 남짓 쪽방들이 거친 혓바닥을 내민 채 열기를 내뿜고 있다.

좁은 창문 탓에 빛이 들지 않아 어둡고, 바닥은 습기로 눅눅했다. 방안에는 선풍기 하나만 달랑 뜨거운 바람을 뿜어내고 있다.

밤에 잘 때만큼은 문을 닫고 싶은데 요즈음 문을 열어놓지 않으면 잘 수가 없어.”

35도를 웃도는 뜨거운 햇볕에 쪽방들은 찜질방을 연상케 했다. “겨울이 더 힘들지 않으세요?” 어르신은 고개를 절래절래 젓는다.

한 달 월세가 15만 원여. 기초수급비로 월세 내고 이것저것 비용내면 손에 남는 게 없지. 그래도 한 겨울이 훨씬 나. 전기장판 하나면 솜이불로 견딜 수 있는 데 요즘 같이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는 방법이 없어. 창문으로 바람도 안들어 오고, 밤마다 잠을 설쳐...”

# 지난 2년 도움을 주는 손길에 감사

신문에 기사가 나고 동사무소에서 계속 관심을 가지면서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

요즈음 도시락 지원에 지역사회에서 반찬, 생필품들을 수시로 지원해 주고 있다.

80살이 넘으면서 이제 근력도 없고 관절염이 심해 폐지도 줍지 못한다는 A 씨 눈빛에 감사함이 절로 나온다. 외지에 자식들이 있지만 수년 째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다.

여름이 오면 골목길 안쪽으로 00여인숙, △△여인숙 등이 자리잡고 있는 원도심 골목. 외국인 노동자들의 숙소이기도 한 이 건물에 위탁할 곳 없는 독거노인들이 하나 둘 들어왔다.

# 도심내 독거어르신 생활공동체 필요

행정기관에서는 홀로 사는 노인들의 행복한 노후생활을 돕기 위해 농촌고령자 및 독거노인 공동생활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시설은 농촌지역 노인들이 공동취사·공동숙박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도심권 쪽방 독거노인들은 그림의 떡이다.

실제 도심 내 공동생활시설이 들어선다는 일은 생각보다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땅값이 높고, 인근 주민들의 반대 민원도 문제다.

독거노인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드릴 수는 없을까. 빈곤의 배고픔을 못 이기고 자살하거나, 생계를 위해서 폐지를 줍다가 사고를 당하는 빈도가 높다. 더구나 밥 한 끼는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더 큰 의미를 가진다.

거동이 불편해서 급식소까지 오지 못하는 경우는 봉사자들이 직접 배달할 수 있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한 끼를 성심성의껏 준비한다는 건 또 다른 의미다.

소외계층에 사랑과 관심을이라는 말은 뻔하지만, 누구나 생각은 할 수 있어도 막상 어떻게 실천해야할 지는 잘 모른다.

공동생활시설이 어렵다면 하루 한끼 식사라도 할 수 있는 무료급식소라도 꼭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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