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민단체들 “한화토탈과 대산읍이장단 보상합의 적절치 못하다”

 

지곡환경지킴이에 이어 서산시민사회환경협의회에서 7월 16일 한화토탈과 대산읍 이장단 간에 이루어진 유증기 사고 합의와 관련 논평을 통해 “주민의 환경피해를 돈으로 무마하는 잘못된 관행,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한화토탈 관계자와 대산읍 마을주민에 따르면 유증기 유출사고를 유발한 한화토탈이 대산읍 이장단과 위자료조로 마을당 5천만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보면 이장단이 요구하는 ▲ 지역 우수 인재 채용 확대 ▲ 지역농수산물 등 이용확대(지역 쌀 약 5억 원 상당 구매 및 향후 점진적 확대 검토) ▲ 안전환경 시설 투자 확대(2015년 대비 2025년까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약 30% 저감 등) ▲ 지역주민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대산공단협의체에서 협의하여 결정된 사항에 적극 참여 등을 담았다.

단, 합의문에는 마을당 5천만 원에는 각 마을 주민들 개인의 보험상 손해배상금 등을 제외한 한화토탈이 각 마을에 지급할 보상금, 위자료 등 일체가 포함되어 있고, 이장단은 본건 합의 후 한화토탈을 상대로 일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과 시위, 영업방해 또는 언론보도로 ‘한화토탈’에게 직·간접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또, 본 합의와 관련 제3자에게 공개하거나 누설하지 말 것을 추가했다.

이에 ‘서산시민사회환경협의회’에서는 “관계기관 합동조사단에 의해 아직 사고조사가 진행 중이고, 대산, 지곡 주민과 시민단체, 플랜트노동조합이 참여한 상황이다. 현재 사고 발생시점에서의 대략적인 정황과 피해 확산 정도만 파악하고 있을 뿐, ‘왜 사고가 발생했는지’에 대해 노동부에서 중점적으로 밝혀야 하고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상태”라고 전제하고 “이번 유출사고에 대해 회사 측의 책임에 대한 조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한화토탈이 금전지급을 합의한 것은 시급히 여론을 무마하고 사측의 귀책사유를 덮고자 하는 의도로밖에 해석될 수 없다”고 합의서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이다

 

【논평】 금전으로 여론을 무마하려는 시도 중단하라!

 

기업이 사고를 발생시켜 주민에게 피해를 끼쳤다면 당연히 보상해야 한다. 그러나 피해보상은 사고원인 파악, 기업주의 진정성 있는 사과, 어떻게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는 과정에서 함께 다뤄져야 한다.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제대로 조사해야 하고, 막을 수 있는 사고였는지 아닌지가 밝혀져야 제대로 된 보상도 받을 수 있고 근거 있는 피해보상이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난 5월 17일 발생한 한화토탈 유독성가스 유출사고에 대한 금전지급 합의는 매우 성급하고 섣부를 뿐만 아니라 기존의 잘못된 관행을 반복했다는 점에서 비판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현재 관계기관 합동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대산읍, 지곡면을 비롯한 인근주민들과 노동조합, 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그렇게 두 달여간 진행한 조사의 최종 결과가 도출되기 직전인 현 시점에 한화토탈 사측은 대산읍 이장단과 금전지급을 합의한 것이다. 마치 법원 판결 전에 중형을 모면하기 위해 가해자가 피해자와 돈으로 합의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사고조사 이후 회사 측에 쏟아질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 위한 꼼수이며, 한화토탈 사측이 진정으로 반성하고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또 쉽고 편한 길을 선택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이번 사고의 피해는 대산읍 주민들 뿐만 아니라 지곡면을 비롯한 서산시민들, 현장에서 일하던 플랜트 건설노동자들, 심지어 일부 당진지역 주민들까지 영향을 미쳤음에도 일부에게만 보상했다. 원칙과 기준 없는 금전지급 합의라는 점에서 회사가 쉽고 빠르게 처리하려 했던 의도를 알 수 있다.

이렇게 끝나면 무엇이 남는가? 책임을 져야할 회사는 빠져나가고 지역 주민간의 갈등만 남는다. ‘역시 대기업은 난공불락’, ‘어차피 근본적인 해결은 안되니 돈이나 받자’는 식의 허무한 결론만 확인한다. 그래서 한화토탈 사측은 빠르게 사태를 정리하고 싶어 했지만 우리 서산시민들은 이대로 끝내서는 안된다.

서산 시민들은 오토밸리 산업폐기물매립장 문제로 싸워왔던 지난 2년 동안, 외지의 유독성 폐기물을 받아들이고 그 대신 금전적 혜택을 누리자는 식의 수많은 유혹에 맞서 싸워왔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망가진 환경현실은 누구도 책임질 수 없고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다는 서산시민들의 뜻과 의지를 확인했다. 이번 한화토탈 금전지급 합의는 지역민들의 환경피해를 돈으로 치환하는 기존 관행이 잘못되었음을 재확인하고, 나아가 화학사업장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모든 서산 시민들이 함께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임을 확인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회사의 책임을 밝혀내는 것이지 성급한 금전지급이 아니다. 철저한 사고조사를 바탕으로 근본적인 사고원인 파악과 재발방지대책이 마련되는 것이 서산시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다. 한화토탈 사측은 금전지급으로 여론을 무마하려는 시도를 중단하여야 한다.

 

2019. 07. 16

서산시민사회환경협의회(민주노총서태안위원회,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서산풀뿌리시민연대,충남노동건강인권센터새움터,서산지킴이단,행복한서산을꿈꾸는노동자모임,산업폐기물매립장반대오스카빌아파트대책위원회,충남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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