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래 전 다국적기업 재무담당최고경영자

2017년 봄 볍씨파종기는 바쁘게 돌아가고 농부들은 각자 위치에서 일을 한다. 품앗이로 참석한 농촌의 들녘에서 휴식을 취하는 농부들의 담소를 듣는다.

“야 근데 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온다며?”, “그랬다고 허더라구유.”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담소에 끼어들었다

“형님 폐기물처리장이라니요? 중간처리장인가요. 아니면 매립장인가요? 그리고 생활폐기물인가요 지정폐기물인가요?”

“그런거 물러 그냥 폐기물처리장으로만 들었어.”

그때부터 무엇인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번잡한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공기 좋은 고향에서 다시 살려고 가족의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몇 년에 걸쳐 가족을 데리고 왔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여기저기 인터넷상의 소문을 찾아내어 업체를 찾았다 그리고 재무제표를 보는 순간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또한 거의 대부분의 주민이 지정폐기물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산업폐기물은 산업활동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필요악이다. 배출자는 폐기물을 배출하여 경제적 이득을 얻고 처리자는 수집, 운반, 재활용, 소각, 매립 등을 통하여 경제적 이득을 얻는다.

하지만 처리장 인근 지역의 주민은 건강이나 경제적 피해를 본다. 부동산 가격의 폭락, 상업이득 감소, 농산물 가치하락 주민의 건강악화가 야기된다. 배출자와 처리자는 경제적 이득을 얻고 매립지 인근 주민은 손실을 보는 희한한 구조다. 지역주민이 배출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피해를 보는 구조다.

매립장의 또 하나의 특징은 그 피해가 장시간에 걸쳐 진행되며 피해를 발견 시는 이미 그 지역은 오염되어 있다는 것이며, 중도에 매립을 중단하다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피해가 발생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미 유사한 사례로 제천 왕암동에서는 업체의 부도로 매립이 중단되었음에도 침출수 유출로 인하여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였고 복구 금액 또한 엄청나다.

산업폐기물 매립은 재난 시 피해복구비용이 엄청나고 광범위한 지역으로의 피해확산, 조기발견의 어려움과 피해기간의 장기화 등의 문제가 발생되는 위험시설이다. 따라서 기업의 이득보다 안전성이 최우선시 되어야 하는 공적 사업으로 보아야 한다.

하물며 사기업이 운영을 하고자 할 경우에는 기업의 도덕성과 재무건전성이 담보가 안된다면 쉽게 운영을 허락해서는 안된다. 현재 서산이에스티의 재무건전성은 2016년 말 납입자본금 1,683백만 원, 결손금 3,796백만 원의 자본잠식 상태이며, 부채가 11,983백만 원에 이르고 있는 부채과다 부실기업이다. 또한 서산이에스티는 특수 관계자로부터 자본금 납입 대신 차입금이란 형태를 취하여 운전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는 결국 이자비용의 비용처리로 기업의 당기 순이익을 감소시키게 되어 법인세를 감소시키며 배당지급결의 절차에 의하지 않고 계약에 따라서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상태이다. 환경부처와 지자체중 누구 하나라도 산폐장에 대해 공적사업으로 인식하고 기업의 재무안정성과 도덕성을 주의 깊게 봤는지 모르겠다.

본래 세법에서는 과소자본제도(Thin-Cap)를 두고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행위를 규제하지만 국내법인인 경우에는 아직 적용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2016년 실제 발생량은 허가된 용량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한국내의 자동차산업은 보호무역주의에 의하여 현지생산체제로 바뀌어 생산량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내연기관을 벗어나 진화하는 자동차산업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룰 것이다. 이는 재래식동력전달장치 산업에 편중된 산업단지의 가동률을 저하시키고 당연 발생폐기물량도 감소할 것이다.

1995년 바젤협약에서는 국가 간 유해폐기물 이동을 금지를 시켰고 우리나라도 이에 가입되어 있다. 하지만 일부 국가는 이를 피하여 경제협력협정을 통하여 후진국에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하고 폐기물을 보내려고 하고 있다. 즉 바젤협약은 폐기물을 나쁜 것으로 규정을 하고 있지만 경제협력은 이를 상품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도시 간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개발이란 이름하에 농촌지역의 산은 파헤쳐지고, 공단이 들어오고 폐기물처리장이 들어서고 있다. 노령화로 인하여 산업정보에 어둡고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 농촌특성을 잘 이용하는 것이다. 반면 공장에 취업하는 많은 젊은이들은 지역주민이 아니라 새로이 전입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농촌지역의 황폐화에는 관심이 적다. 일자리를 보고 온 주민이고 일자리를 찾아 언제든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산업화의 나쁜 결과물인 산업폐기물의 처리가 상품이 되어 거래되면 폐기물업자는 최소의 비용으로 이득을 극대화 하려 노력하고 지역주민은 그로 인한 피해를 보는 문제가 발생되는 것이다.

날이 갈수록 자연재해는 증가하여 강도는 증가한다. 몇 년 전 서산을 강타했던 곤파스 태풍을 지역주민은 기억 할 것이다. 필자도 곤파스급 이상의 태풍이 온다면 매립장을 보호하고 있는 에어돔이 안전한지 알고 싶다. 지진 시 지하 45m의 구조물이 어느 정도 견디는지 알고 싶다. 사고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매립장이 몇 개의 블록 또는 셀로 나누었는지 일정 공간 당 격벽은 몇 개인지 알고 싶다. 지역주민은 알 권리가 있다. 지역의 위험시설 피해는 지역주민에게 오기 때문이다.

폐기물사업은 더 이상 영리를 얻기 위한 상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기관과 지자체는 공적으로 폐기물처리장을 운영해야 한다. 지역주민 또한 처리를 공정하게 볼 수 있도록 모든 폐기물처리는 인터넷 등을 통하여 지역주민에게 공개되어야 한다. 만일 기술과 운영의 문제로 영리업체에 맡긴다 하더라도 그 최종적 책임은 환경부와 지자체에게 있는 것이다.

지자체는 폐기물처리업자로부터 받은 자료를 지역주민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폐기물은 나쁘고 위험한 사업이다. 주민과 관계부처 지자체는 이를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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