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빼고 걸어 논 금줄 보면 안다

▲ 여자아이가 태어나 고추는 빼고 내 건 금줄

옛날에 어른들은 집안에 산달이 있는 산모가 있으면 문종이를 사다 잘 두었다.

그리고 아기를 낳으면 여자인지 남자인지 확인하고 짚으로 왼손새끼를 드문드문 꼬아서 문종이 한 장으로 적당하게 잘라서 숯과・솔가지・고추를 꿰는데 만약에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고추는 빼고 금줄을 대문에다 걸었다.

아기 태어난 것을 신성시하여 부정을 타지 말 것이며 부정한 사람도 들어오지 못하게 한 것이다. 부정은 주로 초상집을 더 규제했다. 비가 오면 금줄을 걷어 비를 맞지 않게 두었다 비가 개이면 다시 걸기도 했다.

수석동 어느 집에 반가운 소식이 있다. 딸이 아기를 낳았는데 금줄을 띄웠다는 소문이다. 친정어머니는 산후조리원에서 산후조리를 하려고 문의를 하니까 한 달에 육백만 원이라고 하더란다. 비용이 너무 버거워 출·퇴근하는 산후 도우미를 집으로 데려와 금줄을 띄우고 조리를 한다고 했다.

이웃들도 궁금하지만 금줄 때문에 못 들어간다. 못 들어 가는 게 아니라 일부러 안 들어 가는 것이 아기에 대한 예의다. 품값은 하루에 육만 원 저렴하고 마음도 편해서 좋단다. 요즘 경제가 워낙 어렵다 보니까 “아기를 낳아도 걱정이라고, 하면서 세상 돌아가는 상황이 이러니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겠느냐”고 했다.

그래도 우리 동네에 펄럭이던 금줄이 자주 등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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