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학수 전 이데일리 애널리스트

서산지역에도 첫눈이 내리고 있다.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로 4.19에 버금가게 국민이 일어나 대통령 하야와 관련자 처벌을 강력히 원하고 있고, 최 씨 사태의 발발로 하락을 하던 주가는 이제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조류독감 관련주와 독감 관련주에 관심을 쏟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사상 최대의 조류독감사태가 발생을 했고 독감 때문에 어느 지역에서는 조기방학을 결정한 상태이다.

분명 조류독감의 발생은 국가적으로 손실이고 닭고기와 계란을 소비하는 국민들에게는 좋지 않은 상황임이 분명하다. 또 독감으로 고생하는 어린아이들을 생각하면 이 또한 국가적인 손실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주식투자를 하는 입장에서는 씁쓸한 마음으로 관련주들을 매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관련주 주식투자자 입장에서는 조류독감이 더 퍼지고 독감이 더 퍼지기를 바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의 마음 역시 기쁘지만은 않다. 필자 역시 관련주들을 매매 할 때마다 마음 한편이 그리 편하지만은 았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최 씨 사태가 발생을 하고 주식시장에서는 약간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국정농단이라는 것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어서 주식시장에서는 직격탄을 맞으며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그런 상황이 발생을 했지만 회복세를 보이면서 핫이슈라고 할 수 있었던 조류독감 관련주나 독감 관련주들은 오히려 더욱 하락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기술주 즉 건실한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해 나가는 모습들을 보여 주고 있어서 역시 주식시장도 뭐가 잘못 되고 뭐가 올바른지를 스스로 판단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은 정확하다. 20년 가까운 주식시장의 흐름을 보면 주식시장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하여 항상 틀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즉 대통령도 맞췄고 정부의 불확실한 정책 결정도 맞춰 나갔고 심지어는 기후까지 맞춰나가는 것을 주식시장에서 확인하며 깜짝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번 변화를 보면서 두 가지 의구심이 들기는 한다. 시장이 무능한 정부에 대응을 기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관련주들의 움직임이 외면을 당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건전한 투자가 시작됐는지 의구심이 들지만 후자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여러 가지 정황을 고려해 본다면 전자일 확률이 높지만 말이다.

가끔씩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전업투자를 하는 사람들한테 듣는 이야기이지만 ‘전쟁이 나면 투자자들은 뭘 하면 좋습니까?’이다. 당연히 대답은 ‘총을 들고 나가서 싸워야지요’가 아니라 전쟁관련주를 ‘매수해야지요’였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주식투자를 하는 것에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항상 다른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 것에 대한 투자를 할 때마다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아마 주식 투자를 하는 독자들 역시 필자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

정부의 무능이든 건전 투자의 변화이던 남에게 아픔을 주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투자는 삼가 했으면 한다. 올 한해도 서서히 기울어져 가고 있다. 한해 마무리 앙금 없이 정리하고 기대돼는 2017년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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