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들은 다 아는 거북석화산업사의 새로운 이름
대대로 이어온 어리굴젓의 참맛 느낄 수 있는 곳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원조들이 있다. 너무 많다보니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아 보인다.

원조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역사다. 어리굴젓으로 5대를 이어왔다는 오대조가(대표 조용상)는 오랜 시간을 함께한 인연으로만 따진다면 원조 중의 원조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갸우뚱 할 수도 있다. 생소한 이름이기 때문이다.

오대조가를 논하기 전에 추억 속에서 끄집어내야할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수십 년 역사를 자랑하며 서산 어리굴젓을 대표해왔던 거북석화산업사란 이름이다.

지난 1975년부터 동문동 830-1번지 한자리에서 어리굴젓만을 생산해온 거북석화산업사는 조 씨 집안이 훨씬 이전부터 운영해 왔던 부석면 칠전리의 어리굴젓 공장이 이전한 것으로 오대조가의 뿌리다. 서산지역 최초의 어리굴젓 생산 공장으로 손꼽히며 명성을 떨쳐왔던 거북석화산업사가 잠시 숨을 고르고, 지난 8월 자신만의 정체성이 담긴 오대조가로 화려하게 복귀한 것이다. 백년이 훌쩍 넘은 비법은 그대로지만 맛과 정성은 한층 업그레이드 됐고, 이름이 바뀐 만큼 새로운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제품의 다양화가 그 첫 번째 변화인데 기존에는 어리굴젓 한 종목에만 전념했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의 변화한 입맛에 맞춰 오징어, 조개, 낙지, 새우, 명란젓 등도 함께 판매해 선택의 폭을 대폭 넓혔다.

어리굴젓은 과거 임금에게 진상했던 서산지역을 대표하는 특산품으로 빛깔이 거무스름하고, 알이 작아 양념이 속까지 잘 배어 단맛이 돌고, 비린내가 없는 것이 특징인데 이런 서산 어리굴젓의 정수를 지켜나가고 있는 곳이 오대조가다.

오랜 시간 단련해온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탓에 새롭게 시작한 다른 종류의 젓갈도 명품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오대조가의 내공은 엄청나다.

이런 탓에 옛날 맛을 잊지 못하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오대조가는 어리굴젓으로 평생을 살아온 조상들의 명성에 누가 가지 않도록 최상의 젓갈을 선보이기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중이다.

찬바람이 불어야 제 맛이라는 어리굴젓, 요즘이 제철이다. 옛 맛을 그대로 간직한 뼈대 있는 어리굴젓이 그리운 사람이라면 오대조가를 꼭 기억해두길 바란다.

 

인터뷰 50년 어리굴젓 인생 김정자 씨

“대대로 이어온 어리굴젓, 계속 전해줄 수 있어 큰 보람”

어리굴젓과의 인연은 어떻게?

23살 때 부석면 칠전리로 시집을 갔는데 시댁이 어리굴젓을 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인연이 됐다. 올해 77세가 됐으니 50년이 훌쩍 지났다. 시할아버지 이전부터 마을에서 어리굴젓을 만들어 왔으니까 지금 대표인 아들까지 5대째 어리굴젓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시골에서 나와 지금 이 자리에서 장사를 하면서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옛날부터 해오던 가업을 계속 전해줄 수 있다는 것이 큰 보람이다.

 

서산지역의 원조로 불리고 있다?

오래된 건 사실이고, 옛날에는 어리굴젓을 사업적으로 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옛날이야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가 걱정인데 이름은 바뀌었어도 수십 년 단골들이 꾸준하게 찾아줘 큰 힘이 된다. 이제는 기력이 딸려서 전면적으로 나설 수는 없지만 그동안 배운 기술을 잘 전해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맛있는 어리굴젓을 만드는 법이 있다면?

옛날에는 집에서도 만들어 먹곤 했는데 이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 같다. 일단 크기가 너무 큰 어리굴젓보다는 알이 작은 것을 선택해 소금 간을 잘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옛날 전통방식을 지켜가면서도 요즘 사람들 입맛에 맞는 젓갈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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