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것 빼곤 다 되는 만능 식당
10여 평 작은 식당엔 정이 한상 가득

해미면은 전국적으로 이름난 맛집이 많아 음식을 맛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미식가들도 있을 만큼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이렇게 쟁쟁한 맛집이 즐비하다보니 어지간해서는 음식 솜씨를 뽐내기가 어려운 형평인데 이번호에 찾은 보글보글 식당(대표 김혜숙‧☎688-5700)은 당당히 명함을 내밀만한 내공을 갖췄다.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이미 알아차렸을 법 한데, 이곳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각종 찌게 전문점이다. 보글보글 식당의 가장 큰 장점은 없는 것 빼곤 다 되는 만능식당이라는 점.

메뉴판에 병어, 갈치, 망둥이, 밴댕이, 조기, 동태 등 찌게종류가 즐비하지만 혹시나 다른 별미를 맛보고 싶다면 김혜숙 대표에게 요청만하면 뚝딱하고 상에 올려준다.

오랜 시간 식당을 운영한 탓에 어지간한 찌게 요리법은 머릿속에 다 들어 있고, 재료가 문제인데 이것도 바로 인근에 해미시장이 있다 보니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

찌게뿐만이 아니라 시장에 재료만 있다면 모든 메뉴가 가능한 곳이 보글보글 식당이다.

찌게 외에도 집에서 먹는 것과 거의 흡사한 백반이 보글보글 식당의 인기 메뉴인데 어머니의 정성까지 들어간 밥상이다 보니 손님들이 꾸준히 찾는다.

총 16년간의 식당 운영 중 지금 자리에서만 12년을 장사했는데 문을 처음 열 때부터 지금까지 단골인 손님들도 상당수에 이를 만큼 한번 맺은 인연이 오래가는 것도 다른 식당들과 다른 점이다.

그동안 보글보글 식당은 해미 토박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장소였으나 이제는 슬슬 다른 지역에서도 알아주는 맛집으로 이름이 유명해지고 있다. 해미읍성을 방문했던 관광객들의 입소문이 인터넷을 타고 퍼지면서 찌게를 맛보러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김혜숙 대표는 이런 유명세에 그다지 큰 신경을 쓰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도리어 테이블 5개에 20명이 앉으면 꽉 차는 식당이라 더 유명해져도 문제라며 그냥 지금처럼 오는 손님들과 오순도순 이야기 나누며 장사하고 싶을 뿐 이란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따끈한 찌게가 당긴다면 그리 고민할 것 없다. 해미읍성 앞 보글보글 식당에 가면 언제나 찌게가 보글보글 끓고 있다.

 

인터뷰 보글보글 식당 김혜숙 대표

“정성 담은 음식으로 서민들의 밥상 책임지고 싶어”

모든 음식이 집에서 먹는 것과 비슷하다?

식당에서 쓰는 재료는 거의다가 집에서 직접 농사지은 것을 사용하기 때문에 손님상에 올리기 전에 하나하나 다 손을 거친다. 이래서 손님들이 집에서 먹는 것하고 비슷하다는 평가를 해주는 것 같다. 손수 키운 좋은 재료로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스스로에게도 손님들에게도 자신 있는 음식을 내놓을 수 있다. 앞으로도 어머니 밥상처럼 정성이 가득한 음식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혼자 운영하는 것이 힘들지 않은가?

보는 것처럼 식당이 크지 않아 손님이 몰리지 않으면 큰 무리는 없다. 또 축제나 바쁠 때면 일손을 더 쓰고 있다. 또한 식당을 찾아주는 손님들이 다 오래된 단골들이라 음식이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걸 다 이해해준다. 이런 손님들 덕에 음식에 더 많은 정성을 쏟을 수 있어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내년이면 환갑인데 큰 욕심은 없다. 지금처럼 정성을 담은 음식으로 서민들의 밥상을 책임지는 작지만 정이 넘치는 식당으로 계속 손님들과 만나고 싶다.

보글보글 식당에는 따로 휴일이 없고, 집에 무슨 일이 있어야만 문을 닫는다. 앞으로도 건강이 받쳐주는 날까지 고향에서 열심히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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