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노력으로 빛나는 서산여성합창단

▲ 대회를 앞두고 연습에 열중인 서산여성합창단원들. 이들은 진정 즐길 줄 아는 챔피언들이다.)

35명의 아줌마들이 모이자 순식간에 연습실이 왁자지껄해진다. 일주일 만인데도 아주 오랜만에 만난 것처럼 할 이야기가 많다.(사실 인터뷰가 있던 지난 27일은 대회출전 연습을 위해 3일 만에 만났다.)

하지만 연습이 시작되자 금세 표정이 변한다. 이 순간만은 누구의 아내도, 엄마도 아닌 오롯이 여성합창단원으로만 생각하고 숨 쉬고, 노래한다.

2014년 9월에 이름을 세상에 내놨으니 불과 2년밖에 안된 초짜들이지만 서산여성합창단(지휘 한상식)의 요즘 사기는 누구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하늘을 찌른다.

그도 그럴 것이 신생합창단이 지난달 22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콘서트홀에서 열린 2016 대구 세계합창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파란을 일으켰으니 그 기세가 위풍당당 할만도 하다.

대회의 이면을 살펴보면 그녀들의 자부심이 괜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번 대회에는 예선을 통해 전국에서 모인 쟁쟁한 10개 팀이 실력을 겨뤘고, 참가팀 중에는 아마추어 팀이 아닌 시립이나 구립 합창단, 즉 전공자들로 이뤄진 프로나 준 프로급 팀들도 즐비했다.

한마디로 겁 없는 아마추어들이 프로 팀을 잡는 쇼킹한 사고를 친 것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런 대단한 사고가 벌써 두 번째라는 점이다. 창단 1년 만에 서산시합창대회에서 우승해 시 대표로 출전한 충남합창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는데 이때도 프로급 합창단을 누르고 정상에 올라섰다. 창단 후 2년 만에 충남대회와 전국(세계)대회에서 대상과 금상을 차지한 경우는 극히 드문 예로 노래에 대한 이들의 열정이 얼마나 뜨거운 가를 단적으로 증명해준다.

이렇게 노래에 푹 빠진 이유는 별스럽지 않다. ‘그냥 노래가 좋아서’, ‘스트레스가 풀려서’, ‘옛 꿈을 이루기 위해’ 등이 전부다. 그렇다고 대회에 출전해 꼭 상을 타고야 말겠다는 욕심도 없다. 진정으로 노래가 좋아서 부르고 또 부르는 것이다.

그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진정 즐길 줄 아는 여러분이 챔피언”이라고.....

 

인터뷰 서산여성합창단 한상식 지휘자

“음악을 통해 빛과 소금이 되는 합창단을 만들고 싶다!”

짧은 기간에 성과가 대단하다?

창단 2년 만에 시, 도 대회 우승, 전국대회 금상을 수상했는데 이러한 성과의 밑바탕에는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래에 대한 열정과 남다른 화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시립이나 구립의 경우 대부분 전공자로 이뤄져 있지만 우리 합창단은 35명 중 2명만이 전공자고 나머지는 이곳에서 노래를 배웠다. 합창은 여러 사람이 화음으로 부르는 노래다. 서산여성합창단은 개개인의 기능은 좀 약할지 몰라도 힘께 모였을 때 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 장점이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전공 유무가 아니라 듣기 아름다운 노래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서산여성합창단은 그렇게 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지역에서의 합창단 운영이 쉽지 않을 텐데?

사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 연습실이 없어서 교회의 공간을 빌려 쓰고 있는 실정이고, 2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단장도 선임하지 못한 상태다. 일주일에 한번 모여 연습을 하고 있는데 회원들이 각자 회비를 모아 운영에 충당하고 있다. 우리 합창단뿐만이 아니라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단체 대부분의 형편이 어렵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산시민들이 중앙의 유명한 공연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들에게도 애정을 보여줘야 하고, 우리 예술인들도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고향에서 열정이 있는 사람들과 음악 활동을 해야겠다는 꿈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단원도 10명에서 35명으로 늘었고, 큰 대회에서 실력도 인정받는 등 출발은 느낌이 좋다.

그동안 지역의 여러 공연에 출연했는데 앞으로도 지역 예술발전을 위해 많은 무대에서 시민들에게 노래를 들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휘자로서 계획은 아직 서산여성합창단 정기공연을 못했는데 빨리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실력을 계속 연마해 우리 단원들과 함께 국립극장이나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같은 무대에 서는 것이 꿈이다. 근본적으로는 음악을 통해 빛과 소금이 되는 합창단을 만들고 싶다는 초심을 이루고자 한다. 지금 우리 단원들의 열정과 노력이라면 머지않아 좋은 소식을 전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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