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 이연희 서산시의원

선거에서 정당의 득표수에 의해 선출되는 의원을 비례대표라 한다.

비례는 정당 득표율로 선출되기에 본인의 이름을 걸고 차기 선거에서 재당선 되어도 1.5선이란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지나보면 필자는 두 번의 도전이 있었다. 2006년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비례대표에서 낙선 후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서산시의회에 역시 비례로 입성했다.

시민의 신분에서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원으로 신분은 바뀌었지만 어찌 하루아침에 변신할 수 있을까. 내가 아닌 시민의 관점으로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답을 얻기까지 9개월이 걸렸다. 그도 아직 완성단계에 도달했다 할 수 없다.

시의원으로서 마음만 분주할 뿐 결과물이 손에 잡혀지지 않을 때의 답답함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분명 그 중심에 시민이 있어야 하고, 시민의 가려운 부분을 찾아내어 시원하게 긁어 줄 수 있어야 한다.

어떠한 자리에 오르기까지 한순간에 올라가는 법이 없는 인생사임을 알면서도 처음 가는 길에 대한 생경스러운 마음에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야 하는 이치를 순간 잊은 적도 있다. 시의원이 되기 이전에 만나온 분들 보다 9개월여 동안 의원으로서 더 많은 분들을 만났다.

그분들의 눈빛은 시민의 눈높이에서 시민의 마음을 담아내는 의원이 되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예산을 집행하는 서산시와 이를 견제하는 서산시의회는 수레의 양바퀴와 같다.

집행부나 서산시의회가 수레바퀴와 같이 소통과 화합으로 상호보완하며 서로를 존중하는 호혜의 분위기에서 굴러갈 때 수레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소통과 화합은 자기반성에서부터 시작한다. ‘바보마음’이란 책에서 “나를 변호할 말을 남겨두는 것,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절제심 없는 것 등 등. 이것들을 알아차리지 못한 저를 반성합니다.”란 글귀가 나온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기에 우리는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는 사람에게 패자가 아닌 진정한 승자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에게 아마도 4년의 의정활동에서 자기반성이 필요로 할 때가 있을 것이다. 당당히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개선해 나갈 때 필자에게 발전이 있고 아끼고 사랑하는 시민들과 기꺼이 소통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옛말에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속담이 있다. 양성평등이 이루어진 지금은 암탉이 울면 알을 낳는다고 한다. 가시밭길 같았던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어나면서 이제는 우리 사회도 남성들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겨루고 함께하는 성숙한 사회로 변해 가고 있다.

필자 또한 여성이면서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더 활발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노력한다고 홀로 되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처음 만나는 분들에게 조심스럽게 하나의 비유를 드는 것이 있다.

“많은 이들에게 그늘을 제공하는 한 그루의 커다란 나무도 나무 홀로 크는 것은 아니다. 햇빛도 바람도 물도 필요하다. 사람 역시 ‘될 성 부른 나무’다 싶으면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 그리고 기다려 주는 마음으로 햇빛과 바람, 물을 주어야 한다.”

사회에 진출하는 많은 여성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었으면 한다. 그들은 수많은 이들에게 그늘을 제공할 수 있는 커다란 나무로 반드시 커나가리라 확신하다.

필자 또한 응원해주시는 시민들을 위해 내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인성을 바탕으로 심장 속에 시민을 담아 남은 의정활동에 필시 아쉬움은 남을지라도 후회 없는 최선의 자세로 임기를 채워갈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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