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대봉단감 박득기 참샘골 최근명 대표

“정부 지원 없는 일본 6차산업 농업인들이 더 절실하게 노력”

“체험장과 직판장 활성화로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모습 인상적”

두 남자가 지난달 나란히 일본을 방문했다. 시기와 지역은 달랐지만 쇠락해가는 우리 농촌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6차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선진지 일본에서 많은 것을 배워오겠다는 목적은 같았다. 주인공은 6차산업의 선두주자로 많은 농업인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참샘골 최근명 대표와 최근 6차산업에 뛰어들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서산대봉단감 박득기 대표. 두 남자의 일본 탐방에 인터뷰로 나마 동행해 봤다.

▲ 시모우라 주민들은 때 묻지 자연환경을 활용한 관광산업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데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유노끼 씨의 어선을 타고 낚시 체험을 하고 있는 박득기 대표.

◇박득기 대표

일 시 : 8월 19일~21일 / 장 소 : 구마모토현 아마사쿠시 시모우라 지구 / 내포디자인포럼

박득기 대표는 내포디자인포럼(이사장 한기웅)의 일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시모우라 지구를 방문했다. 677세대 1,922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이 지역은 인근의 중심도시에 의한 빨대현상으로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두드러진 지역이다.

▲ 시모우라 지구는 오랜 역사를 가진 석공마을이었으나 한국과 중국에 밀려 지금은 20곳만 남아 있다. 주민들은 석공체험, 석공문화 역사책 기획 등을 통해 찬란했던 석공문화의 부활을 도모하고 있다.

250년이란 긴 역사 동안 석공마을로 명성을 떨치던 곳이었지만 한국산, 중국산에 밀려 명맥만 유지하고 있던 이곳이 3년 전부터 농촌재생프로그램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 일본 농촌도 스토리텔링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시모우라 지구에서 음악의 신으로 추앙받는 벤덴신을 활용해 신전 재정비와 벤덴 카페 운영 등을 하고 있다.

현재 75% 이상이 빈집일 만큼 시모우라 지구는 우리의 농촌 현실보다 더 암담한 형편이지만 규슈대 후지하라 교수의 농촌재생프로그램으로 새로운 희망을 찾고 있으며 내포디자인포럼도 초창기부터 활발하게 프로그램에 참여,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 농촌에 디자인을 입혀 활기찬 농촌을 만들겠다는 내포디자인포럼 회원들. 일본 후지하라 교수의 경우 30년 전부터 한개 마을을 정해 3년씩 농촌재생프로그램을 실시해 벌써 10개를 완성했다며 한국도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사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방문에서도 박득기 대표를 비롯한 포럼회원들은 지역주민들과 함께 6개의 프로그램에 참여해 양국의 농촌현실에 대해 고민하며 해법 찾기에 땀을 흘렸다.

운산면 여미리를 방문했었던 시모우라 주민들은 도리어 한국의 농촌 현실이 부럽다. 양국의 정부지원이 극과 극을 달리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농민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활발한 반면, 일본은 한국에 비하면 인색하기 그지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걸고 살길을 찾는 일본 농민들의 모습이 박 대표는 부럽다고 했다.

절박한 만큼 절실하게 답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세대 간 격이 없는 것과 심도 있는 토론문화가 우리가 하루빨리 배워야 할 일본농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 국내 6차산업의 선두주자인 최근명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참샘골에 일본의 선진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6차산업에 도전하는 농업인들에게 기초공부에 충실하고, 나아가 6차산업과 관련한 전문성을 확보하는데 노력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최근명 대표

일 시 : 8월 22일~26일 / 장 소 : 규슈 지역 / 2016년도 6차산업 정책과정(전국 6차산업 사업인증자 20명) 국외 연수

▲ 대한민국의 6차산업 인증 사업자들과 일본 6차산업 농업인들의 기념촬영. 일본은 한국에 비해 6차산업이 앞으로 농촌이 살길이라는 생각이 훨씬 확고하다.

최근명 대표는 5일의 일정동안 10개의 6차산업 관련 농장을 견학하는 빡빡한 일정을 보냈다. 6차산업 현장을 둘러보며 우리 농촌에 적용시킬 만한 것을 찾느라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갔는데 불과 몇 년 전 6차산업을 시작한 우리와는 달리 이미 자리를 잡은 일본의 6차산업 시스템은 최 대표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 일본 6차산업 농장들의 특징은 직판장과 체험장이 잘 갖춰 있다는 것인데 이로 인해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한국의 휴게소와 같은 깔끔함을 자랑하면서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6차산업 농장들을 꼼꼼하게 살피며 자신의 참샘골과 비교한 최 대표는 일본의 체험장과 직판장 운영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체험장과 직판장이 활성화된 6차산업 농장은 많은 관광객의 유입으로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6차산업의 활성화로 농촌에 활기를 불어 넣자는 본래의 목적과 맞아 떨어졌다. 이렇듯 산에스팜, 여성부가공조합, 유메팜 슈슈 등 모든 농장들이 6차산업을 통해 해당 지역에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며 고령화의 늪에 빠진 일본 농촌의 대안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6차산업과 관련한 부러운 점이 한 가지 더 있는데 바로 일본 소비자들의 태도다. 일본 소비자들은 생산자 단체가 힘을 모아 운영하고 있는 6차산업 농장에 강한 신뢰를 보인다.

▲ 일본의 6차산업은 1차 생산자들의 끈끈한 유대 관계로 맺어져 있다. 최근명 대표도 국내 농촌에서 6차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생산체계를 함께하는 1차 생산자들의 결속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광코스에 6차산업 관련 단체들을 꼭 포함시키는 소비자들의 성원이 든든한 지원군이다. 최 대표는 이번 방문에서 얻은 교훈을 토대로 참샘골에도 작지만 깔끔한 직판장을 운영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6차산업의 빠른 정착을 위해 그동안 자신이 터득한 노하우를 나누는 일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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