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알머리 없는 농심

 

어제는 재래시장에 구경 갔다

잘 차려입은 사모님

배추 흥정 하다가 살며시 뒤로 뺀다

웃기는 소리 허들 말어

무 배추 값 천 원 때문에

안량한 사모님 네들

모피 옷 몇 천만 원 짜리는 안 비싸구

무 배추가 그렇게 비싸냐

배추 한포기

천 원 며칠을 먹고 사는데

배추랑 무가 밭에서

미아가 되어서

얼어 죽을 때

누가 말한 마디

대변해 주었느냐

속 알머리 없는 농심

그 밭에서

몇 천 몇 백을 집어 먹었어도

다시 찾아가 밭을

어루만진 것도 농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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