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향기마을방앗간의 김정희 대표가 전통방식으로 기름을 짜내기 위해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빛들마을(부석면 마룡리) 토종개구리들이 겨울잠에서 일찍 깨어났다. 이유는 옛향기마을방앗간에서 퍼지는 고소한 들기름 향 때문.
요즘 농촌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부 지원 사업장과 비슷한 모양새지만 이곳은 여느 방앗간과는 내공의 수준이 다르다. 서산시 최초 마을기업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볶은 깨로 기름을 짜는 것이 아니라 전통방식대로 들깨와 참깨를 찌거나 생으로 압축해 기름을 추출한다.

▲ 옛향기마을방앗간 탄생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전통방식 기름틀에서 김정희 대표와 빛들마을 이양순 사무장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전통 들기름 짜기 체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한 이 방앗간은 빛들마을의 인기를 견인할 주요 아이템으로 주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인기스타다.
지난 1월 29일 개업한 왕초보 기업이지만 지난 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신제품 60상자(단가 5만원)를 눈 깜짝 할 사이에 팔아치웠고, 서울은평구청의 직거래 장터에서도 상한가의 인기를 누렸다. 아직 홈페이지도 개설이 안 된 상태지만 무서운 입소문 덕에 부산에서도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 생들기름과 유기농 달걀의 조화

옛향기마을방앗간이 기세등등하게 초반 레이스를 펼칠 수 있는 데는 김정희 대표의 개인적 역량이 크게 작용했다. 귀농 9년차인 김 대표는 마을기업 창업이전부터 무공해 장아찌, 된장, 고추장 판매를 비롯해 5년 전부터 빛뜨락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농촌CEO라 불려도 손색  없는 인물이다.
옛향기마을방안간의 최종목표는 마을기업이라는 특수성에 맞게 빛들마을과의 동반성장을 꿈꾼다. 자리가 잡히는 데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세워 서로를 이끌어 줄 수 있는 상생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봄을 맞아 힐링과 건강을 꿈꾸는 이가 있다면 개구리 울음소리 속에 들기름 향기가 코를 간지럼 히는 빛들마을과 옛향기마을방앗간을 추천한다.

<인터뷰> 김정희 대표

예쁜 들꽃이나 보면서 살기위해 마룡리에 귀촌했다는 김정희(63) 대표는 마을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 됐다. 당당하게 농촌CEO의 길을 걷고 있는 그와 옛향기마을방안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마을기업 대표, 쉽지 않았을 텐데?
워낙 바쁘게 사는 탓에 고민도 많이 했지만 마을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밀어줘 용기를 냈다. 귀농 후 다양하게 쌓아온 경험도 큰 보탬이 됐다.

옛향기마을방안간의 주요 사업은?
건강에 좋은 생들기름과 쪄서 짜낸 들기름, 저온에서 볶은 참기름과 들기름 판매가 주다. 특히 생들기름이 인기가 좋다. 전통방식을 고집하는 탓에 똑같은 양의 재료를 가지고도 일반 방앗간의 60% 정도밖에 생산을 못하지만 요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 찾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방앗간을 빛들마을은 물론 서산의 명소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방앗간 앞 인삼밭을 임대해 ‘아름다운 야채밭’을 만들 생각이다. 이곳에서 농민들은 도시민들의 농사 선생님이 되고, 마을에서 생산한 청정 먹을거리를 직접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꾸미고 싶다. 또한 압축기와 깨 볶는 기계를 한 대씩 더 구입해 더 많은 분들에게 몸에 좋은 생들기름을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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