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을 선택할 때부터 융복합 가능성을 고려하고 차별화된 방법론을 접목하자
농민의 선진화된 사고로 농업, 농촌을 바꿔내는 자생력이 필요하다

한기웅 강원대 명예교수

농업디자인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무엇일까?

기후, 토양, 시대적 트렌드(Trend) 등을 고려하여 작물을 선택하였다고 가정할 때, 농부가 주안점을 두어야 하는 부분은 6차산업(1+2+3차산업=6차산업)을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를 고려하는 것이다.

1, 2, 3차 산업을 모두 융복합화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꼭 모두를 다 추진할 수만은 없는 것이며, 1(생산)2(가공) 혹은 1차와 3(체험, 관광, 마케팅)를 융복합하는 것도 가능하며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연계하여 추진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사항은 작물을 선택할 때부터 이와 같은 융복합 가능성을 고려하고, 차별화된 방법론을 접목하려는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1차 생산만 잘해서 또는 운 좋게 시세가 좋아 판매이익이 좋았다고 안위했던 시대와는 달리, 융복합화를 개인 또는 그룹으로 추진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이제 농사도 함께 연작, 혹은 합작하는 전략으로 협업이 요구되는 시대다.

예로써 서산지역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는 달래농사를 마을에서 합동, 연작(시간차)으로 재배하는 방법을 들 수 있다.

우선 참여하는 농가들이 모여서 달래산업의 융복합화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하여 1, 2, 3차 산업에 대한 그들만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달래의 생산과 반가공상품 생산(2차산업) 등과 소규모 달래축제(3차산업)에 대한 기획서를 마련해 보고, 그해에 달래 재배를 함께 추진하면서 1, 2, 3차 산업의 도전을 마을기업등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여 추진하는 것이다.

세밀한 방법론을 여기에서 열거할 수는 없지만, 마을기업 추진방법 등은 충남도 사회적경제 지원센터(마을기업분야)로 문의하면 세밀하게 안내해 줄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이 마을은 여타 달래를 생산하는 농가와는 완연한 차별화의 길을 걷게 되는 것으로 기존의 생산에 따른 수익보다 몇 배의 가능성을 가지고 출발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디자인적 전문성이 포함된다면, 훨씬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로 다가오게 된다.

브랜드(Brand)디자인이나 포장디자인은 당연하고, 달래의 재배단계에서부터 향후 축제 등을 고려한 간단한 경관디자인의 통일성을 부여하고 머물고 참여할 수 있는 공간과 집기 등을 각 농가의 여건과 공간에 따라 배려한다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더욱 활달하게 접촉하며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겨날 수 있다. 바로 농사짓는 행위와 작업이 생활 관광으로 연결되어 수익성을 배가시키고 마을 달래산업을 홍보하는 기회가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될 것이다.

대다수 소농작인 우리의 농촌 현실을 감안해 볼 때, 이제 농사는 단순한 농업 행위가 아니며 도시인과 함께 더불어 휴식하고, 체험하며 공동의 선()을 추구할 수 있는 복합문화활동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언제가 언급했듯이, 피서철에 농촌은 산과 바다를 제치고 도시인들이 가장 선망하는 여행지로 변모될 수 있으며, 이는 스스로가 노력해서 만들어 내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사고해 볼 때, 농민의 선진화된 사고로 농업, 농촌을 바꿔내야 하는 자생력이 필요하며, 이는 농업디자인(6차산업디자인)’이 널리 파급되어야 하는 분명한 이유이다.

내포권은 그 어느 지역보다 농산업의 차별화와 선진화로 브랜드 농업을 이끌어 가기에 매우 유리한 지역이다. 기름진 옥토와 해양성 기후 조건 등으로 가장 영양성과 맛을 낼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더구나 서울과 대전 등의 대도시는 물론, 중국, 일본 등과 근접한 지역에 위치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농장 조성과 농작물 디자인이 추진되기만 한다면 농산물의 수출과 더불어 소비자들이 앞다투어 우리 지역을 방문하는 대표 농산업 벨트로 거듭날 시기가 멀지 않았다는 확신이 든다.

새해 우리 모두가 열정을 가지고 농업디자인 도전에 역량을 모아보는 것은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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