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갑지년(甲辰年)에는 혁신(innovation)를 통해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해가 되길

박두웅 전)서산시대 국장
박두웅 전)서산시대 국장

빤짜딴뜨라라 불리는 원숭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갑자기 날이 추워져 불을 피우려고 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반딧불이 날아다녔다. 원숭이는 반딧불을 진짜 불로 알고 그것을 잡으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이를 지켜보던 참새 한 마리가 그건 불이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원숭이는 이를 듣지 않고 계속 반딧불을 잡으려고 날뛰었다. 참새는 원숭이가 하도 한심해서 쫓아다니며 그건 불이 아니라고 재잘거렸다. 화가 난 원숭이는 참새를 잡아서 땅에 내팽개쳐 버렸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빤짜딴뜨라의 원숭이는 기원후 100년경에서 500년경 사이에 인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우화집 속에 나오는 이야기다.

TV에서 국무회의 풍경을 보면 빤짜딴뜨라원숭이들이 둘러앉았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에선 회의 후 대통령을 뒤따라가 요긴한 말을 전한 꼬리밟기가 있었다. 저마다 뭔가 끄적거린 박근혜 정부에선 수첩에 열심히 적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이 유행했고, 지금은 듣자생존이란 말이 돈다.

검사가 가장 못하는 게 뭘까요?” 검찰 고위직 출신 모 변호사는 이렇게 묻고, “경청이라 했다. 1시간 회의서 혼자 59분 말하는 검찰 출신 대통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다. 남는 1분 동안 무엇을 할까. ‘무조건 듣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

국무회의만 그럴까. 이런 현상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심지어 기자회견장에서 조차 질문은 받지도, 하지도 않는다. 기자들조차 여차하면 팽개쳐진 참새신세가 될 것을 겁낸다.

스스로 빤짜딴뜨라 원숭이가 되려는 지도자들. 다양한 의견을 구하기보다는,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다는 근거 없는 확신으로 독선의 늪을 헤어나지 못한다. 조직의 장()이 꽉 막힌 원숭이가 되는 데에는 과잉의전도 한 몫을 한다. 어디를 가던 가장 가운데 상석으로 모시고, 연설도 제일 먼저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별 의미가 없는 내용인데도 웃음과 박수로 환호를 보낸다.

아무리 겸손했던 사람도 이런 대접을 1년 이상 받다 보면 과연 내가 대단한 사람이구나하는 착각을 하게 된다. 이런 조직에는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가 흐를 수 없다. 윗사람의 선호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정보는 감춰지며 위에서 원하고 받고 싶어하는 정보만 전달된다. 정보는 왜곡되고, 이에 근거해 내려지는 결정들은 당연히 불합리한 엉터리 정책으로 전락하게 된다.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적자생존은 자연 속에서나 인간 사회에서도 진리다. 적자생존하려면 변화선택을 잘해야 한다. 여기서 변화는 단순한 제도 차원의 ‘change’ 개념을 넘어 행동을 동반한 ‘innovation’을 말한다. 환골탈태의 지난한 변화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지도자들이여 빤짜딴뜨라의 원숭이가 되지 말자. 청룡은 힘차고 진취적인 성향의 상징이다. 푸른 용은 새로운 시작, 성장, 도전, 변화의 의미를 담고 있다. 2024년 갑지년(甲辰年)에는 혁신(innovation)를 통해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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