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디자인을 말하다(10)

    강원대 명예교수 한기웅
    강원대 명예교수 한기웅

농업과 디자인을 농장(텃밭)디자인은 전문가만 가능한 것일까 ?

물론 경관디자인을 포함한 세련미 넘치는 농장(텃밭)디자인은 이에 관한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농사짓기에 보다 효율적이고, 3(소비자)의 접근이 용이하며, 작물 재배의 차별성을 배려한 농장(텃밭) 만들기는 디자인 전문지식을 결코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오랜 경험을 토대로 지금까지 해 왔던 농사짓기에 대한 검토를 통하여 개선의 여지를 발견하고, 더 나아가 농사짓는 농부는 물론 참가자에게 쉽고 편리하게 다가갈 수 있는 구조와 동선(動線)의 변화 등을 통하여 충분히 차별화된 농장디자인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평소의 농업활동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무의식적으로 작업해 왔던 농사짓는 활동들에 대한 문제점을 찾아내는 일이며, 이를 토대로 작업성의 개선을 목표로 농장(텃밭)의 구조와 형태를 바꾸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농촌의 전원적 풍경에 대한 막연한 향수는 누구나 한번 정도는 갈망했을 것이며, 그런 연유로 농촌의 친지나 이웃을 찾은 경우가 더러 있었을 것이라 짐작해 본다.

이 같은 동경의 농촌을 잘 가꾸어 간다면 도농 교류의 원동력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을 것이며 농업. 농촌의 활력을 찾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농촌이 디자인되어야 하는 이유이며, 이제 농촌은 분명 이유 있는 디자인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유 있는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

여러 가지의 해석이 있을 수 있겠으나, 필자는 전자에서 언급했듯이 농사짓는 농부에게 편리하고, 그곳을 찾는 방문자에게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여유 공간의 조성이 아닐까 싶다.

그저 예쁘게, 아름답게만 꾸미려는 외형적 디자인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실용성을 배려한

친근한 기능(機能)이 포함된 외형디자인과 농촌의 농촌다움을 간직하면서도 도시인에게 쾌적하게 다가갈 수 있는 농촌에 대한 공간조성.

‘6차산업디자인(6차산업+디자인)’을 학습하는 학생들에게 늘 이점을 강조한다.

지역의 풍수와 토질을 조사, 분석하며 작업자의 작업성과 작물의 상관성을 고려하는 농토디자인을 우선시하고 항시 제3(User)의 감성을 배려하는 덧붙임을 강조한다.

3자의 감성에 다가가려는 노력은 상대자의 처지에 대한 세심한 관찰에서부터 시작되며, 이와 같은 관찰자의 자세를 습득하기 위하여 다양한 관찰방법을 열거하고 실습토록 반복한다.

처음에는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많은 선진사례를 토대로 거듭되는 반복적 학습을 통해서 점차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데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미래의 창조 농부가 가져야 하는 덕목으로는 농업을 단순히 농업으로만 여기지 않고, 농산업으로 확장시키며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시킬 수 있는 심리 마케터(Marketer)의 역할까지를 담당하는 것이다.

웰빙 농산물을 생산하는 일목요연한 과정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한다던가, 소비자와 동행할 수 있는 농사체험과 농장 가꾸기 등을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세심하고 전방위적인 과정을 표출하는 노력 등이다.

이는 현장방문을 통한 직접적인 경험도 있겠으나 영상을 통한 간접적 체험도 얼마든지 활용될 수 있으며 간접 경험이 계기가 되어서 충성고객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도 있는 것이다.

이제 농장(텃밭)은 농사짓는 터전일뿐더러, 사용자의 오감(五感)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체험공간으로 깊게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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