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박두웅 전)서산시대 편집국장
박두웅 전)서산시대 편집국장

“1500년 전 백제는 일본, 중국, 동남아 등 동아시아의 바다를 연결하며 찬란한 문화와 번영을 일궜다. (우리는) 과거 (백제)의 역사를 되새기며, 경제와 문화관광, 환경 등의 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환황해의 번영과 발전을 이뤄 나아가야 한다.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의 4개국 지방정부가 참여하는 연합체 창설을 제안한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25일 부여 롯데리조트에서 개최한 제9회 환황해 포럼을 통해 환황해권 지방정부 연합체창설을 제안하고 나섰다.

김 지사는 보령, 서천을 거쳐 원산도와 안면도를 거점으로, 태안, 서산, 당진까지 천혜의 해양 자원을 활용해 충남을 넘어 세계인들이 찾는 해양 관광 환황해권 건설에 대한 비전을 밝혔다.

김태흠 지사의 꿈과 비전. 그 길에는 험난한 여정이 있고, 사전 준비할 일들도 많다. 두 눈은 하늘을 보지만 발을 땅에 두지 않고서는 실현 가능성이 요원하다. 먼저 세계인이 찾을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신라와 당나라의 연합군에 의해 하루아침에 땅속에 묻혀 버린 뒤 승자에 의해 기록된 고대사에서 사라진 것이 백제의 역사다. 그러나 최근 유적 발굴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백제 역사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첫 도읍지 위례성이었던 풍납토성의 발굴로 일본에까지 전수했던 백제의 뛰어난 토목 기술이 확인되었고, 사비 시대의 능산리 절터에서 발견된 금동 대향로는 쓰임과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룬 수준 높은 공예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백제는 동아시아 최고의 문화 강국이었다.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생태다. 환황해권 해양을 주축으로 하는 관광의 비전은 생태관광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충남 서해안은 금강하구와 백마강, 그리고 서해바다와 천수만, 가로림만과 아산만으로 이어지는 생태관광 콘텐츠가 넘쳐나는 곳이다.

철새는 우리나라에 찾아오고 머무는 시기에 따라 여름철새, 겨울철새, 통과철새, 길 잃은 새로 나눈다. 서해안은 시베리아나 몽골에서 동아시아로, 그리고 동아시아에서 동남아시아로 이동하는 경로에 위치해 있어 세계적으로도 많은 종류의 여름, 겨울 철새와 나그네새의 이동경로에 위치해 있다.

아산만, 천수만, 금강하구가 철새도래지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태흠 지사의 환황해권 지방정부 연합체 창설의 꿈은 이미 여름철새, 겨울철새로 네트워킹 되어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어떤 꿈을 꾸는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달려갈 것인가. 이제 시작이다. 해상왕국 백제의 꿈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한동안 잠들어 있었을 뿐이다. 이제 잠에서 깨어 기지개를 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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