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담는 건축과 그 학문을 담는 용어가 잘 어우러져 공존하는 아름다움을 상상해 본다.
세상을 담는 건축과 그 학문을 담는 용어가 잘 어우러져 공존하는 아름다움을 상상해 본다.

누가 뭐라 해도 운이 좋았다. 친구 따라 강남 가서 청약통장 하나 쓰지 않고 주택 당첨의 행운을 맛보았다. 평소 내가 사는 집에만 관심을 가졌다. 부동산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의지가 없었다. 다 쓰러져 가는 농가주택에서 1년살이한 시절의 기억마저 해맑았다. 그럼에도 그저 건축을 진심으로 짝사랑한 피드백인가 싶을 만큼 주거 컨디션이 점점 더 좋아졌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청약 관련해서 한 발 떨어져 있었다. 건축이라는 것이 그것 말고도 살펴야 할 분야와 항목이 무궁무진한 정보의 우주이기에 어차피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고 변명해 본다. 다만, 필요에 의해 접근하였을 때 조금 더 빠르게 습득할 수 있을 거라 막연한 자신감은 지니고 있었다.

주변에서 청약이 필요한 분이 생겼다. 해당 공부를 위해 경마의 시선 차폐 가림막이 장착되었다. 온갖 공고문과 관련 용어를 탐독하였다. 아쉽게도 용어와 표현이 제각각이었다. 건축에 물든 상태임에도 이해하기 난해하거나 애매한 표현이 있었다. 2주 정도 연구하며 담당자에게 문의 전화를 스무 통쯤 걸었나 보다. 질문 항목을 메모하고, 들은 답변을 정리하여 되물어 보며 확인했다.

같은 표현이 기관마다 나름의 정의가 달라서 오는 혼돈이 첫 번째 난관이었다. 어딘가에서는 신청과 조건을 취득하여야 하는 자격이 청약 공고문에서는 주택 타입을 명명하는 표현에 불과했다. 상황을 함축하여 특수문자로 표기한 경우는 생소한 부분이라, 추측했던 것과 차이가 큰 해석을 들었다. 결론적으로 쉽지 않은 문턱임을 여실히 느꼈다.

평소 필자가 단어의 의미에 가치를 두는 편임은 인정한다. 혹은 활자를 탐독함에 속도가 느리고 정확한 표현을 추구해서 더욱 도드라져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긴 공고문이지만, 조금 더 상세하고 상냥하게 설명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인문학에 심취한 가을 녘 어느 날, 감성과 학문이 맞닿는다. 든든한 건축 사전을 만들고 용어 정리가 이루어지면 얼마나 편리해질까? 잘 정돈된 글은 즉흥적인 말보다 더 수월한 정보 습득을 도모한다.

최하나 건축 칼럼니스트/건축 아티스트 예술인 경력 등록/ 전) ㈜엄앤드이종합건축사사무소/ 전) 서울건축사협회 서부공영감리단/ 전) 시흥시 문화예술자치 연구소 기획자/ 현) 시흥시정소식지 시민명예기자
최하나 건축 칼럼니스트/건축 아티스트 예술인 경력 등록/ 전) ㈜엄앤드이종합건축사사무소/ 전) 서울건축사협회 서부공영감리단/ 전) 시흥시 문화예술자치 연구소 기획자/ 현) 시흥시정소식지 시민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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