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점엄마의 200점 도전기-159

6학년 여름방학 때 초경을 시작했다. 이후 한 번을 거르지 않고 매달 꼬박꼬박 월경을 한다. 주기가 짧아지면 한 달에 시작일이 두 번일 때도 있다. 지긋지긋한 생리, 언제쯤이면 벗어날 수 있을까.

면역력이 떨어져 생리대가 닿는 부위에 발진이 생겼다. 못해도 한 달에 7일을 생리대나 팬티라이너와 한 몸이 되어 살아야 하는데 피부 발진이라니 곤욕이다. 급한대로 면생리대를 이용해보았지만 불편감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출산 전에는 생리통으로 힘들 때가 많았는데 생리통이 없는 것만 해도 어디냐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생리대로 인한 불쾌감은 사시사철 마찬가지다. 옷을 입을 때, 운동이나 신체활동을 할 때 제약이 따르므로 여행을 하거나 중요한 약속이 있을 때는 생리기간을 가급적 피한다. 특히 물놀이나 수영, 온천 여행이 생리기간과 겹치면 곤란하다.

생리대를 구비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생리가 시작되기 전부터 끝날 때까지 생리대를 챙겨 다니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양이 많은 날에는 옷과 이불에 묻을까 봐 숙면을 취하기도 어렵다.

월경전 증후군이 심한 사람도 있지만 나는 호르몬에 따른 감정 기복이 크지 않은 편이다. 대신 월경 시작 전 피부 트러블이나 유방 통증 때문에 불편하다. 호르몬에 언제까지 이렇게 질질 끌려다녀야 할까.

주변에서는 완경을 기다리는 나에게 갱년기 증상이 두렵지 않느냐, 살이 많이 찐다더라, 병이 많이 생긴다더라겁을 준다. 완경을 겪지 않은 건 마찬가지지만, 완경이 되면 건강이 나빠지고 여자로서의 삶이 끝난다는 식의 말을 많이 들어 많은 여성들이 미리부터 걱정한다. 완경은 호환마마처럼 마냥 무섭기만 한 걸까.

완경 후의 삶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말을 최근에야 접했다. 완경 이행기 증상을 호되게 겪고 나면 이후부터 호르몬의 변화가 없는 삶, 월경전증후군과 생리대와 생리통과 임신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이 따라온다고 했다. 일생을 따라다니던 빈혈이 사라진 사람도 있다고 한다.

누군가는 여전히 겁내고 있을 완경이 나는 무척이나 기대된다. 이제 월경파티 대신 완경파티를 성대히 치러야 한다.

최윤애 보건교사
최윤애 보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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