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대 문단

폭군처럼 난폭했던 염천 아래서

그래도

소망을 잃지 않은 건

언젠가 네가 올 걸 믿었기 때문이다

 

게릴라처럼 찾아와

순식간에 온통 세상을 뒤집어 놓을 때

그래도

낙심하지 않은 건

반드시 네가 올 걸 믿었기 때문이다

 

귀뚜라미 사뭇 울더니만

9월이 가을을 데리고 왔구나!

밤에 왔느냐? 새벽에 왔느냐?

 

용케도 지친 기색도 없이

머언먼 여행길에서 돌아와

다소곳이 내 앞에 엎드려 있구나!

 

길가의 코스모스 꽃잎에

연분홍 그리움이 묻어 있고

고목에선 늙은 매미가

쉰 목소리로 인생의 허무를 읊고 있다

 

9월은

그리움의 계절

사색의 계절

 

이제는 네 속에 들어가

그리움의 오솔길 따라가

꿈같은 전설을 캐어 보련다

시인 김풍배
시인 김풍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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