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대 문단

아프리카 최대 빈민가 케냐 나이로비의 키베라

 

쓰레기를 주워다 팔아도, 신에게 매달려도 흙먼지에 가려진 가난은

보이질 않는다

 

녹슨 양철지붕 틈새를 하늘이 들여다보고 숨쉬기조차 힘든 쪽방은 형제만의 어둠 속 평화, 학교란 먼 신화 속의 꿈같은 이야기, 쓰레기 를 줍지 않으면 굶어 죽는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 형 조셉의 직업은 쓰 레기 산을 뒤지는 일, 깨진병에 베어져 속살 훤히 드러나도 돈이 아까 워 흙을 바른다

 

찰스의 꿈은 테니스 선수, 연습을 끝낸 찰스는 매일 밤 소망 일기를 쓰고 형은 찰스의 일기장을 손가락으로 쓰다듬기를 반복한다. 찰스의 보호자로 쓰레기를 줍느라 글을 배우지 못한 열아홉 살 조셉, 그의 꿈 은 동생이 테니스 선수가 되는 것

 

아프리카 케냐의 초원

호수가 보이는 넓은 들판의 고향

 

형제가 개미집 앞에 쪼그리고 앉아 쓰레기를 줍는 두 손을 사용하여 끊임없이 드나드는 개미를 주워 먹으며 하는 말

 

-, 새콤달콤한 이 맛!

하얀 이를 드러내보이며 고향의 맛을 즐기던 형제가 노을이 불타

오르는 케냐의 들판에서 외쳤다

 

- 하쿠나마타타

아프리카 대초원이 응답했다

 

-하쿠나마타타


*하쿠나마타타 : 스와힐리어로, "문제가 없다" "걱정이 없다"라는 뜻이다. "모든 것이 다 잘 될 거야"라는 뜻으로 의역하기도 한다.


시인 김일형
시인 김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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