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나의 ‘하! 나두’ 건축 66

대한민국 최서남단 가거도 영해표식. 지리학적 중요성에 기반하여 건설한 슈퍼 방파제. 출처: 유튜브 채널 [다큐브]
대한민국 최서남단 가거도 영해표식. 지리학적 중요성에 기반하여 건설한 슈퍼 방파제. 출처: 유튜브 채널 [다큐브]

대한민국 최서남단 태극기를 품은 첨성대 모양 영해 표식. 대한민국 영토임을 단호하게 밝히며 거센 파도 앞에 늠름하게 서 있는 건축물이다. 망망대해에 우뚝 솟은 우리나라를 방호하기 위해 초대형 방파제도 세웠다. 가파른 절벽에 새하얀 등대를 두어 바닷길을 수호한다. 마을을 이루고 땅을 일구며 섬을 지킨다. 교육시설을 유지하며 아이가 세대를 이어간다.

건축 행위를 한다는 것. 말뚝을 박고 건물을 올려서 감히 넘보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는 것이다. 거기에 상주인구와 유동 인구가 있다는 것은 영유권 주장에 대한 명백한 증거이다. 열심히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섬. 가거도의 이야기이다.

갈수록 영토 분쟁과 바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해양 도서 영유권 분쟁과 영해 표기법에 대한 이견으로 세계 각국이 울분을 토하고 있다. 이는 해저 광물 자원이나 수산 자원의 독점. 해운시장 확보. 국방 주권이 미치는 수역의 확대 등과 맥락을 잇는다. '땅따먹기' 만큼이나 '바다 땅따먹기'의 가치가 높은 이유이다.

바다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파도에 파묻히고 드러나기를 반복하는 한 줌의 암초도 큰 의미가 있다. 유엔 해양법 협약에 따라 밀물에 해수면 아래로 사라졌다가 썰물에 나타나는 간조 노출지에 영구 시설물을 설치할 수 있다. 그리고 바다의 땅을 차지하면 그 땅의 몇 배나 더 넓은 주변 영역을 패키지로 얻게 된다. 결국 '바다 땅따먹기'도 건축 행위와 시설물을 사용하는 사람의 점유로 이루어진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 기점을 보완하며 미처 챙기지 못한 영해가 없도록 지속해 살펴야 한다. 그리고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보살피고 두 발로 밟으며 지켜내야 할 것이다.

최하나 건축 칼럼니스트/건축 아티스트 예술인 경력 등록/ 전) ㈜엄앤드이종합건축사사무소/ 전) 서울건축사협회 서부공영감리단/ 전) 시흥시 문화예술자치 연구소 기획자/ 현) 시흥시정소식지 시민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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