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점엄마의 200점 도전기-157

아이들의 다리가 새까맣게 탔다. 바지를 입은 곳과 햇볕에 노출된 곳 사이에 선명한 경계가 생겼다. 선크림을 바르고 선스프레이를 뿌려도 태양의 위력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목을 덮는 모자와 래쉬가드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의 목 뒤와 팔만은 지켰다.

꽃 달린 수영모와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놀던 시절에는 일광화상을 입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늘 없는 야외 수영장이나 바다에서 종일 놀다 벌겋게 타버린 얼굴과 팔은 물놀이가 끝난 후에야 알아차릴 수 있었다. 화끈거리는 열감을 줄이려 오이를 잘라 붙이고 얼음찜질을 하지만 며칠 뒤 허물 같은 하얀 껍질이 벗겨지는 광경을 흔히 마주하곤 했다. 그래도 마냥 신나는 물놀이였다.

엄마가 방학을 맞이하고 아빠가 휴직 중인 이번 여름 우리 아이들은 강에서, 바닥분수에서, 물놀이터에서, 계곡에서, 해수욕장에서, 욕실에 설치한 수영장에서, 마당에 꺼내 놓은 대야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날이 쨍하고 더울수록 놀기 좋았다.

그중 으뜸은 물놀이터다. 물놀이터는 어린 자녀들이 적당한 시간 동안 알맞게 놀고 가기에 사뭇 적당하다. 일가족이 워터파크를 이용하려면 10만 원도 넘는 비용이 발생할 텐데 물놀이터는 이용료가 단돈 0원이다.

주거지와 멀지 않은 곳에 설치되어 있으니 접근성이 편리하고, 음식물 반입이 가능해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 규모가 너무 크지 않아 자녀가 시야에 잘 들어오는 장점도 있다. 부모가 함께 뛰어놀 수도 있지만 앉아서 지켜보기만 해도 그만이니 부담감도 적다.

물놀이가 미운영되는 시기에는 일반 놀이터로도 활용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효율적인 시설인가. 가계의 부담을 덜어주고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지자체의 물놀이터 운영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

어느덧 여름 방학도 끝이 보이고 여름도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우려하던 구내염, 수족구, 눈병, 장염 같은 감염병에 걸리지 않고 무사하게 물놀이를 즐긴 딸들이 대견하다. 놀거리만 있으면 어디서든 신나게 놀아주는 아이들이 기특하다.

아쉽지만 물놀이장은 820일을 기점으로 대부분 운영이 종료되었다. 하지만 덥고 습한 날씨는 멈추지 않는다. 얘들아~ 우리 내일은 바닥분수로 물놀이 가볼까? 시원한 에어컨 바람보다 시원한 물속에서 뛰어노는 것을 분명 선호할테니...

최윤애 보건교사
최윤애 보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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