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진 (전)대산읍 주민자치회장/서산시대 대표이사
김기진 (전)대산읍 주민자치회장/서산시대 대표이사

이렇게 인구가 줄다가는 대산읍 인구가 1만 명도 채 되지 않는 날이 올 것 같다.”

대산읍 인구 감소 문제는 주민뿐만 아니라 서산시민들도 우려하는 대목이다.

실제 2023630일 현재 대산읍 인구는 13,378명으로 2022630일 기준 13,657명보다 1년 사이에 279명이 줄었다. 10년 전인 201316,533명과 비교하면 무려 3,155명이 준 것이다. 20236월 말 기준 팔봉면 인구가 3,337명임을 감안하면 10년 사이 팔봉면 인구수만큼 사라졌다. 이런 추세라면 결국 주민들이 우려하듯 10년 후에는 대산읍 인구가 채 1만 명도 되지 않는 날이 오고야 말 것이다.

현대오일뱅크,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KCC, 한국석유공사 및 60여 개의 중소기업이 입주해 있는 전국 3대 석유화학단지인 대산읍 인구가 왜 이렇게 쪼그라드는 걸까.

인근 자동차 관련 공단이 있는 성연면, 지곡면의 인구 증가 추세와 비교하면 대산읍의 인구감소에는 분명 무언가 문제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무엇보다 대산지역의 환경과 문화시설 부족 등 열악한 정주 여건에 문제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한 지역의 인구 감소는 환경, 교육, 문화, 일자리 등 정주 여건의 악화가 주요 원인이다.

다행히 최근 국가에서는 석유화학단지의 친환경 산업화를 추진하고, 대기업은 안전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를 통해 환경문제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아울러 현대오일뱅크 등 대산 4사에서는 2019년도부터 2023년까지 8,070억 원을 투입해 안전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를 완료했다.

또 충남도와 서산시는 석유화학단지의 친환경산업화를 위해 화이트 바이오산업지원센터와 탄소포집활용 소재 실증센터 구축에 나서는 등 화학산업의 친환경 전환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대산 그린컴플렉스 산단 조성 승인으로 대산 석유화학단지 내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40여 개나 줄을 서고 있다.

대산 주민들은 기업들의 변화와 함께 문화시설 부족에 대한 갈증을 풀기 위해 대산복합문화센터 건립과 신속한 안산공원 조성을 촉구하고 있다. 이 모든 일이 정주여건 개선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다. 충남도와 서산시의 적극행정과 기업들의 과감한 참여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주거단지 부족 문제다. 대산지역에는 대규모 공단이 들어설 것을 예비하여 이미 지난 20년 전에 100만 평 가까이 광범위하게 2종 주거지역을 지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택지개발 등 행정 절차상 어려움 등으로 주거단지 부족 문제를 차일피일 미뤄만 왔던 결과가 오늘날 인구 1만 명을 위협하는 주요 문제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대규모 주택단지 건설을 늦출 시간이 없다. 대산공단 내 직원조차 대산읍에 거주하고 싶어도 쾌적한 주거단지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서산-대산 간 국도 29호선에서 매일 출퇴근 시간대에 벌어지는 교통사고 및 체증은 일상화가 되고 있다. 국도 29호선은 서산지역에서 대산으로 출퇴근하고 있는 1만여 공단 근로자들의 유일한 통행로이다.

대산공단에서 근무하는 한 직장인은 서산에서 대산으로 출퇴근을 하는데 교통체증 속에 갇혀 있다 보면 인근 당진시의 아파트 분양 광고를 뒤적이게 된다. 직장 내 동료들도 같은 생각이다. 기업은 유치하면서 왜 사람이 살 아파트를 짓지 않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한다.

강산도 변한다는 10. 다가올 대산의 10년은 2의 도약기를 맞느냐, 아니면 공장의 기계음은 돌아가는데 사람은 살지 않는 유령도시가 되느냐운명의 시간이다.

우리는 인구 1만 명이라는 절벽 앞에 절박한 각오로 자라나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대산의 2의 도약기를 준비해야 한다.

서산시는 교육·문화시설 확충을, 기업은 안전환경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친환경산업화를 앞당기고, 민간 단위에서는 대규모 주거단지 조성에 나서야 하는 등 행정적 지원이 절실하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0년이다. 한 도시의 흥망은 단편적인 사고를 벗어나 통합적인 비전과 전략 속에서 그 미래가 결정된다. 최소한 100년은 아니더라도 10년 앞이라도 내다보는 지혜의 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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