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점엄마의 200점 도전기 154

사진공모전 '눈이 부시게'
사진공모전 '눈이 부시게'

<소방관들을 위한 특별한 한 끼, 강제규>

소방관들을 위한 특별한 한 끼. 어떤 내용일지 제목부터 궁금증이 스물스물 피어오른다. 저자가 소방관인 것은 아니고, 소방서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던 요리사 강제규님이다. 이모님 부재시 경력을 살려 한 끼의 식사를 준비했던 그의 경험들이 담겨 있다.

안전센터에 요리를 담당하시는 이모님이 계시다는 점이 신기했는데, 한 끼에 쓸 수 있는 예산은 또 너무 적어서 안타까웠다. 그래도 고기가 빠지는 날은 없다는 게 재미있다. 언제 출동이 일어날지 모를 곳에서 얼마나 힘든 일을 해야 할지 모르며 늘 비상태세를 취해야 하는 그들은 더 특별한 영양식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젊은 반장님들 양도 많을 텐데 소방관 식비, 간식비 올려야 됩니다.

사연과 잘 버무러진 재료 준비와 요리 과정들이 흥미롭다. 마치 요리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랄까. 기왕 하는 군 생활 슬기롭고 정성스럽게 해나가는 저자의 자세가 참! 마음에 든다.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이근후>

50년간 정신과 전문의, 이화여자대 교수로 지낸 이근후 교수가 78세에 낸 이 책은 노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대에 걸쳐 큰 교훈을 준다. 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 부모-자식 간의 관계, 즐거운 인생을 위한 팁 등 가슴에 아로새길 말들이 아주 많다.

책에 따르면 네팔에서는 100세를 기준으로 삶을 사계절로 나눈다고 한다.

25세까지는 봄, 배우는 시기

50세까지는 여름, 생산하는 시기

75세까지는 가을, 참회의 시기

100세까지는 겨울, 모든 것에 자유로워지는 시기

여름을 살고 있는 나는, 저자에 의하면 40대의 중년부인이다. 철딱서니 없고 꼰대 기질이 있는 내가 중년부인이라니... 말을 줄이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워지는 것'이라고 한다. 불평하지 말고 호젓이 즐거움을 찾아야겠다. 인생의 황금기는 바로 지금! 단점과 장점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하니 남편의 단점 대신 장점을 보고, 이제 그만 싸워야지. 결혼 10주년 더 좋은 인생을 위해 이 책을 남편에게 넘긴다.


<풍수전쟁, 김진명>

김진명 소설은 읽을 때마다 헷갈린다. 이것은 사실인가 허구인가. 역사적, 사회적 정보에 기반을 두고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니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다. ‘철령너는 정녕 어디에 있느냐? 김진명 소설을 읽으면 애국심이 불끈 솟아난다. 일본과 중국 사이에 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대한민국의 신세가 처량하다.

인구절벽 문제가 심각하다고는 하지만, 저출산이 심화 될수록 수치가 주는 위화감이 오히려 줄었다. 너무 자주 들어 감흥이 떨어지는 효과라고나 할까.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국가 소멸이란 예측이 괜한 말이 아닌 듯하다.


<이토록 불편한 쇼핑, 오승현 글, 순미 그림>

[2053, 쇼핑 금지법에 따라 쇼핑은 일주일에 딱 하루 '바데' (buy day)에만 할 수 있다]는 설정이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이다. 지구 온난화가 심각해진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제도인 것 같다. 그때까지 인류가 무사하다면...

매일 내가 버리는 쓰레기 양만 생각해봐도 어후.. 어마어마하다.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아나바다'를 실천하고 소비를 줄이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런면에서 '당근'은 정말 유용한 어플인 것 같다.

패스트 패션, 플렉스 문화, 블랙 프라이데이,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대량 폐기 시스템, 쓰레기, 플라스틱 등의 문제가 이해하기 쉽게 그림과 글로 설명되어 있다. 어린이도 어른도 보기 좋은 책. 눈에 쏙쏙 들어오는 그림이 특히 마음에 든다.


<우아한거짓말, 김려령>

영화화 된 작품인 건 알았지만 내용은 몰랐기에 초반부터 충격이었다. 친구 관계가 너무 큰 초중고 학창시절, 못된 친구 하나가 생사람 잡는 걸 보니 화가 나고 기가 막힌다. 가해자도 문제지만 입 다물고 방관하거나 동조하는 주변 친구들도 문제다. ‘천지곁에 믿을만한 친구 한 명만 있었더라면...

아이들의 친구 관계에 자정 능력이 존재하기를 바란다. 마음대로 친구들을 쥐락펴락하고 따돌림을 주도하는 아이, 친구를 이용하는 아이가 있다면 맞장구치거나 침묵하지 말고 분위기를 주도하는 그 아이를 멀리하기를.

생활고에 억척스러워진 엄마를 보는 것도 착찹하다. 그녀가 그렇게 변하기까지 숱한 고난이 있었을 텐데 남편 잃고 자식까지 잃은 심정이... 상상이... 안된다.


<이태리아파트먼트, 마시모 그라멜리니>

펜데믹을 추억한 소설이라 호기심이 일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면 공감할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누군가에겐 끔찍했을, 다른 누군가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을 어수선했던 시간. 살얼음을 걷는 것 같았던 긴 구간을 우리는 벗어나고 있다.

책 도입부에 경계하는 엄마 타냐에게 아시아인 피자 배달원이 건네는 말이 너무 웃겼다. "안심하세요, 부인. 저는 한국인이예요."

헤어지고 만나고 사랑하고 싸우고 떠나고 재회하고 화해하는 관계 속에서 우리 모두 '보상을 바라지 않는 진실한 사랑'을 찾기 바란다.

최윤애 보건교사
최윤애 보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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