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나의 ‘하! 나두’ 건축 63

건축에는 계약 시 최소 단위가 다양하다. 그중에 인력과 장비는 건축사의 조율에 의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건축에는 계약 시 최소 단위가 다양하다. 그중에 인력과 장비는 건축사의 조율에 의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허무맹랑하고 거창하기 그지없지만, 어쩐지 이루어질 것 같은 건축 목표가 있다. 참 많이 닮은 생각으로 전혀 다른 인생을 사는 오랜 인연의 가족들과 이웃이 되어 보는 것이다. 현재는 사는 곳도 각지에 흩뿌려져 있고 하는 일도 제각각이다.

다만, 여타 고민과 더불어 여럿의 생각과 응원에 힘입어 육아를 하고 있다는 접점이 있다. 아마도 비슷한 시기에 자녀를 독립시키지 않을까 어림잡고 그 이후 빈 둥지 증후군에 빠지지 않도록 무관심과 간섭을 적절히 버무린 노년의 일상을 위해 '이웃 삼고 살아보자.' 여러 번 이야기 나누고 있다.

보통은 생필품을 대용량에 벌크로 구입할수록 단가가 저렴해진다. 건축 필지나 건축자재도 당연히 그러하다. 토지 매입비용만 보아도 그러하다. 여럿이 자금을 모아 큰 땅을 사서 분할하면 개인이 구입하는 것에 비해 큰 차이가 생긴다.

잡초가 수북하고 구배도 들쑥날쑥하여 손질되지 않은 맨얼굴의 땅을 사서 반듯하게 자르고 고르게 다져서 둘러친 옹벽의 결까지 맞추어 단장하여 타운하우스 필지로 분양하는 사업이 성행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상자에 담긴 흙 쪽파를 사서 뽀얀 파 머리를 드러내도록 손질하여 먹기 좋은 양만큼 소분하여 파는 깐 쪽파가 몇 배나 더 비싼 것처럼 말이다.

건축 시공에서도 공동구매가 있고 떨이가 있다. 같은 자재라 할지라도 개인주택보다 수백 수천 세대의 공동주택이라면 자재 단가가 더 저렴한 경우가 대다수이다. 여러 개를 계약하면 가격 조정을 받는 시장의 섭리이다. 그리고 공사가 끝나고 나서 하자보수나 불량률을 대비하여 구매해 둔 여유분 자재를 염가로 판매하는 떨이판매도 종종 있다. 결국, 핫딜 타이밍은 건축에도 있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미래에, 꿈꾸던 마을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각자의 주택은 따로 취향에 맞춰 마음껏 지을 테지만, 집단 지성과 큰 맥락의 시공 일정에서는 같이 힘을 모아나갈 것이다. 따로 또 같이. 꿈같은 미래를 위해 공상의 사업계획서를 수정·보완해 본다.

최하나 건축 칼럼니스트/건축 아티스트 예술인 경력 등록/ 전) ㈜엄앤드이종합건축사사무소/ 전) 서울건축사협회 서부공영감리단/ 전) 시흥시 문화예술자치 연구소 기획자/ 현) 시흥시정소식지 시민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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