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나의 ‘하! 나두’ 건축 61

'활동하는 인간이 좋아하는 공간 만들기'가 건축의 최종 목표이면 좋겠다.
'활동하는 인간이 좋아하는 공간 만들기'가 건축의 최종 목표이면 좋겠다.

감정 기복이 크지 않은 혈육의 이야기이다. 때는 꾸러기를 갓 벗어난 어른이 즈음 이었다. 한껏 들떠서 두 손을 둥실둥실 돌리고 머리 위에 상상력 풍선까지 띄워가며 신선한 추억을 뿜어낸 적이 있다. 그가 성인이 되고 나서는 오랜만에 들은 말랑말랑한 설렘이었다. 꼬마 혈육이 감나무의 감을 따기 위해서 지구를 거꾸로 들면 간단하다던 창의대장 멘트가 떠오르게 할 만큼.

여행사에서 그룹을 꾸려 유럽을 다녀오고 난 소감이었다. 그가 겪은 상상 초월 에피소드에 온 가족이 박장대소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중에서 스위스 여행에서 점 찍어두었다는 어느 집 이야기가 유독 인상 깊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던 20대 초반의 그는, 어쩌면 평생토록 추억 소환 버튼이 되어 줄 '그 집'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멀고 먼 나라에 본인의 로망을 깊이 심어 두고 왔다니, 그곳이 궁금하기 그지없어 발까지 동동 굴렀다.

언제 어디가 되었든, 탐나는 공간이 있다는 점이 얼마나 길고 큰 설렘을 주는지 모른다. 그리고 여행과 미디어, 혹은 상상에서 얻은 조감도는 모종의 목표가 되어 목표의 계단으로 작용할 확률이 높다. 둥실대는 마음을 가질 수만 있다면 많이 쟁여두시기를 적극 응원한다. 2002년을 겪은 이가 겪어 본 그것, 꿈은 이루어진다

사실 필자는 여타 건축을 하시는 관계자에 비해 감동의 역치가 지극히 높은 편에 속한다. 규모나 명성을 배제하고 단호하게 개인 취향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다정한 건축가의 세심하고 은근한 배려에 하염없이 녹아내려 눈에 하트를 장착하고 감사의 마음을 갖지만, 유명세가 높더라도 억지스럽고 이기적인 건축에는 단호하기 그지없다. 그저 건축이 사람을 위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 기본이었으면 하는 방향성으로 올곧게 걷고 있다.

공간을 가지고 싶고 머물고 싶다는 것은, 그곳에서 일어난 사람의 이야기가 아름다울 것이라는 기대치와 가깝다. 보기에 멋진 건축이 아니라 꿈꾸고 펼쳐 나가는 장소가 되도록, 오롯이 인간적이면 좋겠다. 유행도 기술력도 중요한 세상이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 더 나아가 인간임을 놓치지 않기를 염원해 본다. 건축이 사람에게 맞추었으면 참 좋겠다. 그러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최하나 건축 칼럼니스트/건축 아티스트 예술인 경력 등록/ 전) ㈜엄앤드이종합건축사사무소/ 전) 서울건축사협회 서부공영감리단/ 전) 시흥시 문화예술자치 연구소 기획자/ 현) 시흥시정소식지 시민명예기자
최하나 건축 칼럼니스트/건축 아티스트 예술인 경력 등록/ 전) ㈜엄앤드이종합건축사사무소/ 전) 서울건축사협회 서부공영감리단/ 전) 시흥시 문화예술자치 연구소 기획자/ 현) 시흥시정소식지 시민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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