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곳은 언제까지 안녕할까?

안내 책자를 통해 서산시 도시재생사업을 설명하는 조도영 센터장
안내 책자를 통해 서산시 도시재생사업을 설명하는 조도영 센터장

서산의 대표 주거지역의 쇠퇴 서산시 읍내동‘500년 고목과 함께하는 양유정 마을로 정겹게 만들어 내는 곳이 있다. 오래된 지역의 고목을 지역 역량으로 보고, 이곳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는 서산시 도시재생센터 조도영 센터장과 직원들.

이른 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지난 2, 조도영 센터장을 만나 서산시 번화로에 이어 읍내동, 동문동에 이르기까지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관한 이야기 외에 지금까지 걸어온 자신의 길을 담담하게 들을 수 있었다.

아울러 500년 된 고목 아래 마을주민이 한데 모여 함께하장이라는 표제로 주민 스스로가 계획하고 참여한 2회 스산 양유정 축제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 비중이 큰 햇빛센터 조성, 포켓공원 조성 등이 진행되지는 못하고 있지만 양유정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에서 향후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연계·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다른 지역에서 선진지 견학을 오는 등 올해 마지막 사업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다.”

2023년 제2회 스산 양유정축제 
2023년 제2회 스산 양유정축제 

Q 서산시 읍내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양유정 일원 109,0004년간 총 149억 원을 투입해 노후 주거지 정비와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주민공동체를 육성·지원하는 사업으로 원도심 활성화를 통해 도시 활력을 회복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센터장님은 도시재생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도시재생사업은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 역량의 강화, 새로운 기능의 도입·창출 및 지역 자원의 활용을 통하여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역량강화를 통해 활성화하는 것으로, 물리적 환경개선(H/W)과 주민들의 역량강화(S/W)를 통해 종합적인 재생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바로 도시재생이다. 조금 원론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표현은 아닐 듯하다. 이런 부분을 서산시 읍내동 사례로 설명하면 좋을 것 같다.

서산시 읍내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자랑은 주민참여형 모습을 잘 갖춘 주민공동체 사업 사례다. 양유정 공원 일원의 옛날이야기를 동화로 만들고, 옛 모습을 재연한 벽화도 가드닝 사업으로 그려져 지나가는 사람이 이곳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놨다.

또한 옛날 이곳에 많았던 버드나무와 느티나무를 버니티니라는 캐릭터로 확장하여 축제의 주인공으로 살려낸 부분도 자랑거리다. 현재 양유정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이야기 속 주막과 연결한 전통주를 사업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와 같은 과정은 막연한 지역역량이란 표현을 잘 스토리화 해서 사업과 연결한 우수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동문동 도시재생사업은 조금 늦지만, 지역주민들과 함께 문화예술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사업을 잘 전개해 나가고자 한다. 이런 사업들이 잘 진행되어 향후 서산형 도시재생사업 모델로 불리기를 개인적으로 희망해 본다.

동문동 도시를 단절하는 큰 낙후된 건물. 도시재생사업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라 민간기업 참여해야 해결될 수 있다는 설명 중인 조도영 센터장
동문동 도시를 단절하는 큰 낙후된 건물. 도시재생사업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라 민간기업 참여해야 해결될 수 있다는 설명 중인 조도영 센터장

Q 최근 과거의 기억을 그리워하며 그 시절로 돌아가려는 복고주의 즉, 레트로 감성이 대세다. 그 옛날로 돌아가 보면 센터장님은 어린 시절을 어떻게 보냈는지.

제 어린 시절은 가난했지만, 우애가 돈독했다. 충북 충주에서 3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어려서 초등학교가 10(4km) 밖에 있다 보니 저학년 때는 1시간 30, 고학년 때는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를 함께 걸어 다녔다. 우리에겐 추억이 참 많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부모님 덕인 것 같다. 어려운 형편임에도 아들 둘을 동시에 대학 보내시고, 틈틈이 밭도 사시고, 시집·장가도 보내셨다는 것이 산술적으로 나오는 숫자가 아니다. 정말 투쟁 같은 삶을 살지 않고서는 말이다.

지금도 기억난다. 3남매가 구구단을 띠는 날, 과자 파티를 해 주신 기억. 무슨 성과를 내고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면 아직도 칭찬을 잘해 주신다. 이것은 나이가 들어도 큰 보상이 되는 듯하다.

우리 아버님은 말씀이 별로 없으시다. 가끔 인생 조언을 해 주신 것을 보면 어려운 철학이나 이념보다는 실사구시(實事求是)’를 바탕에 두셨던 것 같다. 이것은 도시재생센터장으로 오면서도 늘 머릿속에 두는 사자성어기도 하다.

동문동 상가 건물 중 자연 친화적인 주제가 있는 건물로 명명하는 조도영 센터장
동문동 상가 건물 중 자연 친화적인 주제가 있는 건물로 명명하는 조도영 센터장

Q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한국교통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 공부를 했고 충남대학교에서 건축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스마트미래전략연구원 원장으로 근무 중이셨고, 작가이자 지역학 전문가이며, 컨설턴트 및 강사로도 활동했는데 이력이 참 화려하다.

능소의 사랑 이야기역사 속 충무공 위인이 야기를 출간했는데 글을 좋아하게 된 동기가 있을까?

이 이야기를 하려면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여동생이신 반정란 선생님을 존경한다. 정규 교과 수업을 2~3달 만에 끝내고 1학기 때는 많은 책을 읽어 주셨고, 2학기 때는 학생들이 순번을 정해 목소리 높여 위인전, 추천 도서 등을 읽게 하셨다. 덕분에 책에 대한 친밀감이 남달랐던 것 같다.

또 한 분은 중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다. 나랑 호적상의 주소가 지번만 다른 분인데 선생님과의 인연이 행복인지 불행인지는 아직도 제 인생에 물음표다. 선생님은 첫 면담에서 너 공부 잘하냐. 집은 잘사냐라고 질문하신 후 내가 학교를 공짜로 다니게 해 주겠다면서 운동부의 길로 안내해주었다.

그것이 충주상고와 함께하는 학교 역도부였는데 한 달만에 포기하곤 만화방으로 달려가 시간을 보냈다. 그것이 발각되어 다시 시내에 있는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복싱부를 추천해주었는데 그 당시 불합리함을 알고 다시 나와 남들 운동하는 시간에 무협지와 만화책을 가까이했다. 이 과정들이 모여 책에 대해 친밀함과 함께 풍부한 상상력을 주어 오늘의 작가라는 타이틀을 준 듯싶다.

한서대 교수 시절, 학생들에게 강의할 때도 경험을 쌓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자기 것으로 내재화되면 가장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말을 자주 했다.

Q 대학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했고, 공학박사까지 되셨는데 어느 날 지역학인 충남학 강사가 되신 과정은?

피동적으로 시작한 건축공학도였다. 하지만 나름의 매력 있는 학과였다. 한국건축사, 서양건축사 등의 인문학과 데생, 스케치 등 거의 미대생 초기 수준의 수업이 나의 예술적 감성을 자극한 거 같다.

우리가 대학을 졸업할 때는 IMF 끝자락이라 취업이라는 것이 그리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운 좋게 대기업도 한 13년 다녔고, 이후 건실한 중소기업으로 이직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이 과정에서 6개월 정도 공백이 생기게 됐다.

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는 아내는 주말 근무가 많아 주말이면 딸들과 집 가까이 있는 두정도서관을 자주 갔다. 공백 기간인 6개월 동안 이 도서관을 주중에 직장 다니듯 시간 맞춰 다녔다. 주말에는 동화책을 아이들에게 읽어 주다 보니 동화책을 쓰는 패턴이 눈에 들어왔고, 천안삼거리의 박현수와 능소 이야기를 동화로 써 신춘문예에도 당선되고, 충남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동화책까지 출간하여 작가 대열에 들어서게 됐다. 이런 시작이 3권의 도서를 정식 출간한 중견 작가 반열에 들어서고 있다.

또한, 충남평생교육진흥원에서 충남학강사 모집도 있어 이 과정을 나사렛대학에서 이수하여 지역학 전문가로 충남 전역을 다니며 강의를 할 수 있는 이력을 가졌다. 이때쯤 천안시 지원 주말행복배움터 강사, 충남도서관의 전문 스토리텔러, 천안시 평생학습 참여 강사 등 여러 타이틀을 가지게 됐지만, 대표 강의는 그래도 충남학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충남학의 이념인 충남다움과 충남인다움이란 표현을 좋아한다.

동문동 상가 중 정말 정성이 많이 들어간 건물이라고 칭찬하고 있는 조도영 센터장 지금도 하기 어려운 기술. 거푸집을 촘촘히 설치해 창문 테두리를 콘크리트로 타설한 모습
동문동 상가 중 정말 정성이 많이 들어간 건물이라고 칭찬하고 있는 조도영 센터장 지금도 하기 어려운 기술. 거푸집을 촘촘히 설치해 창문 테두리를 콘크리트로 타설한 모습

Q 스마트미래전략연구원() 회사 운영 중이면서 도시재생센터장을 맡으셨는데 혹시 연관성은?

현재 운영 중인 회사는 대학과 함께 화력발전회사의 연구개발 용역을 함께하는 업무와 기업의 신제품개발 지원 용역, KS 인증을 위한 컨설팅, 충남테크노파크의 스마트공장 구축 자문 등 기업들과 관련된 업무를 주로 진행한다.

도시재생 관련 업무라고 볼 수 있는 경력은 이전 시멘트회사 근무 시 서울 종로구 일대 하수도 현대화 사업과 대한상공회의소, 김해공항 확장공사 등 다수의 건물 리모델링 공사에 참여한 경험이 더 맞을 듯하다. 그 당시에는 도시재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사례가 모여 도시재생사업이 만들어졌다고 본다.

특히 서산시 동문동 도시재생사업 부지의 경우, 상가 활성화 측면에서 상하수도 현대화 사업 등이 매우 필요 사업이다. 옛날에는 이곳이 옷가게 등으로 유명해 상하수도에 대한 활용성이 높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식당이나 카페 등이 들어선다. 이때 가장 중요한 인프라가 상하수도 현대화 구축사업이다.

이런 것이 직업병인지 잘 모르지만 어떤 현상에 대해 안되는 부분을 찾고, 이를 해결해 보려는 의지가 자꾸 생긴다.

서산시청 시장실에서 열린 서산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 위촉식 모습
서산시청 시장실에서 열린 서산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 위촉식 모습

Q 3서산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에 위촉됐다. 각오 한마디 해달라.

도시재생사업의 핵심은 주민의 참여와 사업 이후의 지속가능성이다.

서산시 읍내동 도시재생사업의 경우 마무리 단계이고, 동문동의 경우 본격 사업을 진행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또한 읍내동 인정사업으로 햇빛센터가 조성되고 이곳에는 양유정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이 지속해서 자립할 수 있도록 카페와 작은 목욕탕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동문동 인정사업의 경우, 전통재래시장 및 먹거리골과 가까운 곳에 율지로 생활 인프라 조성사업이 이뤄진다. 212대 주차가 가능한 주차타워 건립으로 인근의 극심한 주차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그 운영을 담당할 먹거리골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이 국토부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은 상태다.

두 도시재생사업 모두 H/W(물리적 환경개선) 사업 진행률이 낮아 전체 사업비 집행이 낮은 점과 그 H/W에서 적어도 1년 정도 S/W(주민들의 역량강화) 사업이 진행되어 전체적인 사업 모니터링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다른 선진지 답사 등을 통해 지자체 중심의 H/W 구축만 급하게 진행되는 것도 여러 문제가 있음을 확인해 보았기에 주민과 소통하며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이런 역할로 주민과 서산시의 가교역할을 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를 마치고 서산시 도시재생지원센터 앞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서산시 도시재생지원센터 앞에서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낙후된 지역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바로 도시재생사업이다. 가끔 만나는 분 중 이미 인구가 줄고 있는데 돈 쓴다고 좋아지겠냐고 하신다. 청년 애들이 여기를 왜 오나 지방 애들도 서울로 가는데.” 참 현실적이지만 맥 빠지게 하는 말들이다.

그때 나는 이렇게 말했다. “그럼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맞는 방법이거나 처방이냐. 그럼 상대방도 할 말을 못 한다. 도시재생사업은 이렇게 대화가 단절되는 일을 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일단 긍정적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고 노력해 보는 과정이다.

그러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도시재생사업과 연결해서 다른 부처의 사업도 추가로 기획해서 수주해 우리가 사는 곳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것들은 몇몇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지역의 모든 사람이 함께할 때 가능하다.

먼저, 도시재생사업 내 운영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셔서 성공 사례도 배우고, 인식도 개선해 보는 기회로 삼아 보실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이 도시재생사업이 다른 도시와 서산을 대표해서 경쟁하는 선수라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참여해 주길 바란다.

지역역량, 주민참여, 주민화합 같은 말은 좋은 말이기는 하지만 실행의 결과물로 만들어 내기에는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런 일일수록 누군가는 더 열정을 가지고 해야 한다. 그게 바로 우리 서산시 도시재생지원센터다. 직원들과 서산시 관계 공무원들과 협력하여 잘 진행해 보고자 하니 아낌없는 격려와 고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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