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향의 여행스케치-③

남녀노소 모두 낚시를 즐기고 있는 모습
남녀노소 모두 낚시를 즐기고 있는 모습

서산시 대산읍 삼길포 좌대낚시를 하기 위해 국도 38호선을 타고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따라 달렸다. 생애 첫 출사에 마음은 출발 일주일 전부터 두근두근. 방류할 때를 대비해 준비를 잔뜩 하고 있다 바로 잽싸게 낚아 올려야지, 야무진 기대도 품었던 여행길.

삼길포구는 비바람으로 을씨년스러웠다. 하지만 오늘의 4인 용사는 그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미끼를 사고 간단한 물품을 사서 낚시 배에 올라 구명조끼를 입었다. 입어식 명찰을 달고 명단 작성 후 비와 함께 바다를 가로질러 출발!

좌대 위에는 악천후 속에서도 제법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에 먼저 놀랐고, 바다낚시를 즐기는 꼬마 어부에 두 번 놀랐다. 서로에게 낚시 노하우를 알려주는 걸 보면 망망대해 바다에서는 모두가 친구였다.

후덕한 맘씨에 친절하기까지 한 만석좌대 권세한 대표님이 간단한 낚싯대의 사용법, 미끼를 끼우는 교육, 잡는 방법 등을 가르쳐 주었다. 우리 일행은 즐거워하는 참새처럼 반짝이는 눈을 하며 하나라도 놓칠세라 집중하여 들었다.

자연식 노노~ 물고기를 방류하여 잡을 수 있는 입어식 낚시 예스!

만석좌대 주위를 살펴보니 낚싯대를 대여해주는 곳, 생선회 떠주는 곳, 휴게실, 주방(전자레인지, 온수통, 커피자판기), 화장실 등 모든 시설이 불편함 없이 잘 갖춰져 있었다.

우비 위에 우두둑우두둑 내리는 빗소리와 운치 있는 바다 위 갈매기들의 날갯짓들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화가가 그리는 아름다운 창작품이 이보다 더 좋을쏘냐.

그런데 우럭을 잡아야 회를 먹을 건데.’ 역시 어디를 가나 먹고사는 일이 가장 다급한 일임을 또다시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일행 중 비보이 박훈이 대어를 낚았다. 
일행 중 비보이 박훈이 대어를 낚았다. 
일행 중 댄스강사 김은혜가 가장 큰 대어를 낚아올렸다. 
일행 중 댄스강사 김은혜가 가장 큰 대어를 낚아올렸다. 

온 마음이 낚싯대를 향해 있을 즈음, 일행 중 한 명이 갑자기 탄성을 내질렀다. “오오오오!!!” 분명 누가 뭐래도 대어였다. 입이 귀에 걸린 강태공을 보며 못 잡은 일행은 그 기분을 간접적으로라도 느끼고자 주위로 몰려들었다.

그렇게 1시간이 지나고, 2시간이 지나고, 자리도 바꿔보고, 미끼도 다시 끼워보고. 미끼 새우를 탓해보기도 하고, 똥손을 염려해보기도 했던 3시간을 보내며 일행 넷 중 셋은 월척 대열에, 단 한 명만 독야청청 못 잡고 방황했다. 하긴 강태공의 길이 어디 그리 쉬울쏘냐!

입어식에서 직접 잡은 우럭 5마리
입어식에서 직접 잡은 우럭 5마리

입큰 우럭 5마리가 우리 망태에서 유유히 놀고 있었던 그날, 좌대에서 먹는 우럭회 앞에서는 일행 누구도 할 말을 잃었다. 탱글탱글 식감에 고소함은 더할 나위가 없었으니...뜨거운 입김을 후후 불어먹던 라면은 또 어땠고!

잡지못한 일행은 말했다. “손맛은 못봤지만 일행들 덕분에 식복은 타고 났어그럼 못 잡으면 어떻고 많이 잡으면 또 어때. 함께라 좋았고, 생애 첫 낚시라 설레었으면 됐지.

드리워진 낚싯대만 바라보아도 시름이 내려앉는 듯하다. 
드리워진 낚싯대만 바라보아도 시름이 내려앉는 듯하다. 

아무 생각 없이 드리워진 낚싯대만 바라보아도 온갖 고됨이 잠잠해졌던 날, 비는 내렸고 갈매기는 유난히 끼룩끼룩 주위를 호위하며 맘정비를 해주기에 분주했다.

그렇다. 모든 직장인은 을 갈망한다. ‘이 필요할 때는 갈매기가 호위해주는 삼길포 만석좌대에서 를 잡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첫 경험의 설렘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고 있던 그날, 유종의 미는 역시 먹거리다. 남은 생선은 삼길포 만석횟집에서 명품 물회와 매운탕으로 입맛과 마음 맛, 이종 세트를 모두 챙기시길 추천한다.

김수현 함현상생종합사회복지관 관장최미향 서산시대편집국장
김수현 함현상생종합사회복지관 관장최미향 서산시대편집국장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