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나의 ‘하! 나두’ 건축 60

사진설명: 호텔의 고급스러움과 금빛 조명은 잘 어울리는 짝꿍이다.
호텔의 고급스러움과 금빛 조명은 잘 어울리는 짝꿍이다.

일출과 석양을 닮은 금빛 조명이 좋다. 노란빛을 받고 있노라면 아침이나 저녁이라는 짧은 순간을 길게 늘여서 쓰고 있다는 착각이 든다. 카메라 필터를 쓴 듯 운치 있는 색감으로 틈 없이 덮이는 것도 멋스럽다.

부드러운 햇살을 분무기로 뿌린 듯이 보이는 모든 것이 포근해진다. 그리고 눈이 시리도록 새하얗고 또렷한 조명에 비해 눈의 피로감이 적다. 눈부심 앞에서 자동 완성되는 미간의 주름도 늘리지 않는다.

조명은 주택 설계 시 건축주가 성향을 여실히 드러내는 부분 중에 하나이다. 그만큼 시공 후에 후회의 확률이 높은 분야이기도 하다. 특히나 밝은 조명등을 과도하게 설치하는 과오가 다반사이다.

전체 공사비와 어차피 발생하는 전기 기술자의 인건비에 비하면 조명기구의 가격은 높지 않은 비용이다. 그렇다 보니 어디선가 보았던 여러 가지 멋진 사례를 천장 사이사이 끼워 넣고 빼곡하게 채우는 경우가 생긴다.

배선과 작동의 효율을 위해 벽면에 '다닥다닥' 모아 둔 스위치. 작동 조명이 헷갈려서 붙이게 되는 멋 없는 이름표. 혹은 원하는 것이 켜질 때까지 겪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 벽이나 천장에 욕심껏 설치한 직부등은 실제 사용 시에 생각보다 감흥이 떨어지는 편이다.

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감기를 유의해야 한다. 실내외 온도 차가 큰 냉난방도 건강에 유익하지 못하다. 그렇다면 어둠에서 자연의 광도를 넘어서는 환한 빛이 눈을 불편하게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밤이 깊을수록 별처럼 작은 조명이 편안하다.

온갖 실험체가 될 나의 주택을 아직 지어보지 않아서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직간접의 인공조명을 동시에 총 동원하였을 때, 자연광의 조도 정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하나 건축 칼럼니스트/건축 아티스트 예술인 경력 등록/ 전) ㈜엄앤드이종합건축사사무소/ 전) 서울건축사협회 서부공영감리단/ 전) 시흥시 문화예술자치 연구소 기획자/ 현) 시흥시정소식지 시민명예기자
최하나 건축 칼럼니스트/건축 아티스트 예술인 경력 등록/ 전) ㈜엄앤드이종합건축사사무소/ 전) 서울건축사협회 서부공영감리단/ 전) 시흥시 문화예술자치 연구소 기획자/ 현) 시흥시정소식지 시민명예기자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