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신(굿모닝정신강의학과의원장/전문의/순천향대 의대 외래 교수)
박경신(굿모닝정신강의학과의원장/전문의/순천향대 의대 외래 교수)

지난 어버이날 아버지와 같이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는 아버지 친구 분이면서 이화여대 의대 졸업 하시고 보건소장 오래 하신 88세 전직 보건소장님도 초대하여 같이 자리를 했다.

척추후만증 척추 장애가 있어 결혼도 하지 않으신 소장님은 누가 나를 좋아해서 결혼하겠냐? 의사라고 결혼하는 거지라며 포기하셨단다. 속으로는 자식이 없어 어버이날 외로울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초대하여 같이 식사를 하자고 내가 먼저 제안한 거다.

필자가 대학시절 의대 다닌다고 참 많이 아껴 주신 소장님은 대한민국에서 서기관을 단 최초 여의사였다고 자부심도 대단하다. ‘자랑스런 이대생상도 받으셨다고 하신다. 여장부였다.

소장님은 장애가 있어 오래 못 살까 봐 연금 안 받고 일시불로 퇴직금 받았는데 오래 살아서 손해 많이 봤다고 하시며 웃으셨다. 장애를 딛고 항상 웃고 당당한 모습이 참 보기 좋다. 공직자로서 퇴직 후, 요양병원 근무하실 때 환자 진료에 대해 가끔 필자에게 자문을 해오기도 한 소장님을 보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무엇일까?’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라고 말한다.

사실, 일을 할 정도의 능력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놀면서 정부 지원으로 생활하는 영세민 중 일부에게 왜 일 안하냐고 물어봤다. “뭐하러 땀 흘려 일하냐놀아도 나라에서 돈을 주는데...”하며 나를 이상한 사람처럼 쳐다 봤다.

그렇다면 인간 승리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누가 뭐래도 장애를 가진 분이 어려움을 딛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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