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타 면제 기준 완화(1000억) 개정안 무산

총선용 비판 쏟아지자...국민의힘, ‘예타 면제 완화’ 연기

박두웅 전 서산시대 편집국장
박두웅 전 서산시대 편집국장

국민의힘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완화 법안 처리를 연기하기로 했다.

여야(與野)가 재정 건전성 유지를 위한 재정 준칙 도입은 미뤄둔 채 예타 면제 기준만 완화한 것에 대해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도 여당이 반대할 경우 단독으로 처리하지 않겠다는 방침으로, 관련 법안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야는 지난 12일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추진 여부 등을 결정하는 예타 조사 면제 기준(총사업비)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완화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예타면제법)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서산공항의 경우 총 사업비가 507억 원으로 잡혀있어 이번 개정안을 통해 예타를 거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활로가 열리는 듯 했다.

이에 충남도는 B Plan인 사업비 축소를 통한 대안 마련에 나섰다. 사업비를 500억 이하로 낮춰 예타 없이 추진하는 방식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충남도 고위관계자는 사실 개정안이 언제 통과될지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서산공항 설치에 드는 사업비를 기존 500억 원대에서 480~490억 정도로 소폭 줄여 바로 예타 없이 사업을 통과시키고자 하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로선 국내선 공항 설치를 1차 목표로 하고 있고, 이후 국제선 도입을 위해서 어차피 2단계 사업을 또 진행해야 하는데, 우선 공항을 만들어 놓은 뒤 향후 2단계 사업의 예타 통과를 목표로 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성일종 국회의원 측도 국가재정법이 잠정 보류됐지만 이 방법만이 서산공항 건립을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라 본다예타 면제 기준에 맞추고자 기존에 예정했던 것보다 사업비가 절감되는 건 다소 아쉽지만 법안 통과가 늦어지는 것에 맞춰 기다리는 것보다 신속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충남도의 입장에 동감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태흠 지사도 심기가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김 지사는 자신의 SNS 페이스북 [김태흠의 생각]을 통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기준을 완화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 논란에 대해 한마디 한다총사업비 1000억 원, 국비 지원 500억 원 이상으로 상향하는 개정안은 오히려 만시지탄(晩時之歎)이다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살고 있는 서울공화국에서 인구밀도가 낮은 지방은 편익(BC)분석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다“‘서울공화국만 배불리는 예타 제도의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지만, 우선 예타기준을 현실에 맞게 상향하는 것은 최소한의 균형발전을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야가 재정준칙과 함께 논의하고 결정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여야 합의로 의결된 국가재정법 개정안선거용 포퓰리즘이라는 일부 비판에 보류시킨 국회 결정이야말로 선거용 포퓰리즘적인 결정이다라고 비판했다.

예타 기준 완화는 총선을 앞둔 포플리즘이라며 날 선 비판을 가한 같은 당 국민의힘 소속 윤희숙 전 의원에 대해서도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김 지사는 “KDI 근무 경력을 내세우는 모 전 의원은 얄팍한 지식과 서울중심의 아시타비(我是他非)로 국민을 현혹시키고 있던데, 쌍팔년도식 토목공사라고 말하는 SOC는 지방 발전의 가장 기본이라며 아버지의 부동산 투기 문제로 본인을 선택한 유권자를 내팽겨친 것도 가벼운 처사지만, 도의적 책임을 지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다면 자중자애(自重自愛)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쓴소리를 했다.

국민의힘 상임고문에서 최근 해촉된 홍준표 대구시장도 19SOC건설 예타면제 대상을 확대시키려는 정치권을 비판한 같은 당 소속 윤희숙 전 국회의원을 향해 그 입 다물라일천한 식견으로 떠들면 떠들수록 지식의 한계만 노출한다고 공격했다.

한편, 윤 전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야 의원들이 의기투합해 예타면제 기준을 확대하기로 합의한 데 대한 질문을 받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윤 전 의원은 총선을 1년 앞두고 의도가 명확하다, 총선에서 표를 더 얻기 위해 지역사업을 막 벌이겠다는 거고, 놀라운 것은 완전히 여야의 진정한 번개의 협치, 정말 번개의 속도로 협치가 일어났다고 비꼬았다.

윤의숙 전 의원은 더 나아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서 "여야협잡의 대공항시대를 갈아엎을 정치혁신이 절실하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토목공사로 치적도 남기고 도시도 발전시킨다는 게 도대체 언제의 '쌍팔년도'식 발상인가"라고 개탄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문제는 서산공항이다. 총 사업비 137000억원을 투입하는 가덕도신공항과 달리 500억도 안되는 서산공항에 대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 서산공항이 과연 국책사업인가?” 의문이다.

정치권이나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나 시원한 대답이 없다. 정치력은 발휘되지 못하고 예산줄이기로 뒷걸음만 치다 보니 500억도 안되는 초라한 신세가 됐다.

솔직히 그 예산으로 제대로 된 공항청사나 지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또 제반시설이나 부가시설은 어떻게 할지, 공항청사만 지었다고 저절로 굴러가지 않을텐데, 매년 공항운영 직접적인 적자는 한국공항공사 몫이라 하지만 서산시 입장에서는 공항과 관련 어쩔수 없이 밑빠진 독처럼 빠져나가는 간접 비용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의문이다. 서산시에는 이에 대한 답을 해줄 사람이 없는 건지 답답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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