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의견 수렴과정을 삭제한 조례의 일부개정(2022년 11월 10일)
이경화 시의원의 5분 발언
위원회 명단 비공개 결정
그때는 우수 후보지, 지금은 아닌 이유?
홍성군의 민주적인 청사입지선정과정을 벤치마킹하자

이경화 시의원
이경화 시의원

 

시민의 의견 수렴과정을 삭제한 조례의 일부개정(20221110)

 

202211월 서산시장(회계과)이 제출한 서산시 청사입지 선정위원회 구성 및 운영 조례가 개정되어 제12조 제1항 제3호와 입지선정 기준과 관련한 단서 조항(, 최종입지 선정 전 열린 토론회를 개최하여 시민의견을 수렴하여야 한다)이 삭제됐다.

이에 대해 시민K시민의견을 무시한 처사라며 그런 조례를 통과시켜 준 의회도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한 조례안 제6조 제1항의 위원의 임기 및 해촉과 관련하여 위촉직 위원의 경우, ‘임기를 당초 최종입지 선정을 완료하는 날까지에서 임기를 ‘2으로 개정하여 새로 위원회가 구성됐다. 일부 연임한 위원도 있다.

이에 대해 시민P단체장이 바뀌니까 위원들도 다시 뽑으려고 급하게 조례를 바꾼 거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에 시민T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고 늘 그래왔는데라며 일부 인정하면서도 위원들의 선정과정에서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었는지, 공정한 룰이 있기는 한 건지, 위원들을 비공개로 한다고 하면서 알 사람은 이미 다 누구인지 아는데 굳이 시민들만 몰라야 하는 건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조례안 제3조 제2호 위원회의 기능과 제13조 제2항 전문기관 용역과 관련하여 위원회의 심의, 의결 기능 중 당초 위원회에서 입지평가, 선정기준 결정에 대한 조항이 전문기관에서 제시한 입지평가 및 선정기준에 따라 진행될 경우, 상대적으로 위원회의 기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외부 전문가의 평가에 따른 의견 수렴의 한계에 대한 검토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검토의견이 있었다.

시는 서산시 청사입지 선정위원회 구성 및 운영 조례를 개정하여 선정위원회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자 한다는 이유를 밝혔지만 시민의 의견 수렴 과정이 삭제된 것과 선정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대한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들이 있다.

일례로, 다음은 2023. 4. 7. 284회 임시회 2차 본회의 이경화 시의원의 본회의 5분 발언 중 일부이다.

 

이경화 시의원의 5분 발언

 

첫째, 시청사를 현 청사 주변에 짓겠다는 판단을 이미 했구나. 그렇다면 굳이, , 입지 선정 위원회를 만들까? 구색을 맞추기 위해 입지 선정 위원회를 들러리로 세우겠다는 것이구나. 그래서 조례도 개정했습니다.

둘째, 현 청사 주변에 입지해야 갈등이 안 생길 것이라고 판단했고, 갈등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또 갈등이 발생할 경우 이를 조정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 아닌가?

물론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의 초미의 관심사인 시청사입지에 대해 시장님이 언급하는 것은 입지선정 과정뿐만 아니라 입지선정 이후에도 행정에 대한 불신을 가져올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어느 지역에, 어디에 지어지더라도 시민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해서 공정하고 투명한 입지선정이 될 수 있도록 해주시고,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시장님의 발언 자제를 부탁드립니다. 입지선정위원회에서는 서산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행정서비스의 증가에 대비한 고민이 담길 수 있도록 입지선정에 심혈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많은 예산이 수반될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 예산은 배 이상 차이가 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서산시의 재정에 압박이 되지 않도록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한번 입지가 정해져 시청사가 지어진다면 100년 이상 가는 청사여야 합니다. 긴 안목을 갖고 미래를 대비하는 청사가 되어야 합니다.

신청사 입지 선정이 구색만을 갖춘 형식적인 절차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입지 선정 논의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시민은 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위원회 명단 비공개 결정

 

위원회 명단 공개와 관련한 본지의 질문에 대해, 시 담당자는 위원회에서 자체적으로 비공개하자고 결정한 사항이며 입지선정은 서산시 청사입지 선정위원회 구성 및 운영 조례에 따라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앞으로 후보지 3개소에 대한 시민 설문조사 및 외부전문가 평가단의 정량평가 결과와 선정위원회의 투표를 거쳐 최고점수를 획득한 후보지에 대하여 서산시 청사입지 선정위원회에서 20236월 중 시청사 건립 최종입지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시민G홍성군의 경우는 위원회 명단을 공개했어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반박했다. 그러나 예전에 있었던 땅 투기를 우려해서 비공개가 더 적절하다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시민B위원회 구성 자체가 문제라며 깜깜이로 위원들이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어떻게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건지, 설문조사로 얼마나 제대로 된 의견들이 반영될지도 모르는 거구라고 말했다.

 

그때는 우수 후보지, 지금은 아닌 이유?

 

330일 시에 따르면 청사입지선정위원회(위원장 한용상, 위원회)는 전날 시청 대회의실에서 6차 회의를 열어 신청사 건립 후보지를 서산세무서 인근 현 청사 배후지 온석동 근린공원으로 선정했다.

위원회는 개발 여건 상징성 접근성 상생발전성 경제성 환경성 등 6개 분야 18개 세부 지표로 구성된 예비후보지 평가 기준에 따라 최고점 순으로 3개소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R각각 후보지별 6개 분야 18개 세부 지표에 대한 설명도 없었고, 예전에 용역 했을 때와 지금 후보지가 달라진 것이 무엇 때문인지도 시민들은 모르는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3개소로 압축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181127일 맹정호 시장을 비롯한 많은 관련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용역사인 ()한국산업관계연구원에서 실시한 시청사 건립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용역결과 발표가 있었다. 이는 서산시의 요구사항(시민 600명의 의견 반영, 시공무원 370명의 의견 반영 등)을 반영한 결과물이었다.

용역사에서는 7곳의 예비후보지 예천2지구 부근 석남동 석지지 부근 서산세무서 인근 수석지구 예정지 중앙고 인근 잠홍야구장 인근1 잠홍야구장 인근2 중에서 3석남동 석지지 부근 수석지구 예정지 잠홍야구장 인근을 우수후보지로 서산시에 추천을 했었다.

2020625일 다시 구성된 신청사입지선정위원회(김기찬 위원장)2(현 시청사 배후지, 온석동 근린공원 부근)만 추가로 선정했다.

이후 20209월 중에 청사입지선정위원회는 3곳의 후보지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2020914일 맹정호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신청사 이전 문제를 코로나 정국이 해소될 때까지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서산세무서 인근 현 청사 배후지 온석동 근린공원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 시민D예전에 우수 후보지였던 곳이 이번에 모두 배제된 것을 보면서 공정하고 투명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반복해서 새롭게 용역을 하고, 용역을 할 때마다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그걸 누가 믿을 수 있겠냐?”며 단체장이 바뀌면 행정의 불연속성이 나타난다고 꼬집었다. 그리고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어, 이번에 추가로 보완하여 용역을 진행하려고 한다는 등의 시민의 이해를 구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민E어차피 선거가 다가오는 2026년쯤 되서야 시청사 첫 삽을 뜬다면 급하게 서두를 것 없이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서 할 일이지. 이렇게 밀어 붙이듯이 할 일은 아니지. 현 청사가 금방 무너지는 것도 아니고 시민들이 불편하다고 아우성치는 것도 아닌데라며 답답해했다.

 

홍성군청 신청사 위치도(사진제공=홍성군청)
홍성군청 신청사 위치도(사진제공=홍성군청)

 

홍성군의 민주적인 청사입지선정과정을 벤치마킹하자

 

다른 몇몇 지자체의 경우를 살펴본 결과 노후화된 청사를 새로 짓는 과정에서 유사한 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청주시의 경우, 민선 7기에 확정된 새 청주시청사 건립사업의 방향이 민선 8기가 시작되자 180도 바뀌어 무려 98억 원을 들여 국제 공모로 선정한 새 청사 설계도를 정부로부터 투자심사를 다시 받아 재공모하는 쪽으로 수정됐다. 청주시 담당자와 통화를 해 보니 입지선정에는 변동이 없고 예산절감 차원에서 부득이한 선택이었다고 답했다.

고양시의 경우는 신청사 계획이 20년 전부터 본격 추진됐고, 2020년 일부 시유지가 포함된 현 청사 인근에 새 청사 부지가 확정됐다. 당시 고양시는 신구 도심 균형발전을 고려해 신청사를 구도심에 남기기로 했다고 밝혔고 행정안전부 타당성 조사 용역과 경기도 도시계획심의를 거쳐 국제공모로 청사 디자인까지 확정했다. 더불어 신청사 부지에 포함되는 일부 개발제한구역도 해제했다. 이 과정에서 고양시 예산 60여억 원이 집행됐고 신청사 건립기금 1700억 원도 적립했다.

그러나 오는 5월 착공 예정이었던 이 계획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 이동환 시장이 당선되면서 최근 백지화됐다. 이 시장은 당선 직후 건립 일정을 전면 중단했고 이후 지난 24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신청사를 건설업체가 기부채납한 일산신도시 백석동 지하 4, 지상 20층 업무 빌딩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깜짝발표했다. 이 계획은 시민, 고양시의회, 국회의원은 물론 시청 직원조차 대부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한다.

고양시 담당자는 비용 부담 때문에 백지화한 것이라 기부채납된 곳으로 이전하려는 계획을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주민공모제와 주민주도의 평가방식을 도출하여 민주적인 방식으로 이전 후보지를 선정한 홍성군은 지역 간, 계층 간 갈등 없는 청사 이전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군청사 이전과 관련하여 홍성군 담당자는 청사입지선정위원회가 2016년에 처음으로 발족되어 2019년 최종적으로 옥암지구가 후보지로 결정되는 과정에 전문가 평가 30%, 주민선호도 조사 70%를 반영했으며, 11개 읍ㆍ면 주민선호도조사(순회투표)를 실시했고 홍성군선관위에 위탁해서 온라인투표도 병행했다고 말했다.

현재 홍성군은 최종 시공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에 들어갔다.

본지는 서산시청사 건립 진행과정에서 누구도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공정하고 투명한 행정을 요구하는 많은 시민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담아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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