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점엄마의 200점 도전기 145
생소한 단어를 접한 아이들은 재미있는 말실수를 거치며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해낸다. 양면테이프를 ‘양념테이프’로, 방과후선생님을 ‘반가워선생님’으로, 완두콩을 ‘만두콩’으로, 방패를 ‘방태’로 말하던 녀석들이 이제는 완벽히 그 단어들을 구사한다.
9세 다은이와 6세 다연이가 최근에 한 귀여운 말실수는 다음과 같다.
#개나리춤
나는 운동을 못 한다. 춤도 못 춘다. 유연성도 제로다.
그런 나도 자신있게 추는 춤이 있으니 그건 바로 개다리춤이다.
양다리를 좌우로 벌렸다 오므렸다 흔들어대며 박수도 한 번씩 탁!
유치원에서 돌아온 다연이가 나에게 물었다.
“엄마 개나리춤 출 수 있어?”
친구가 교실에서 개다리춤을 췄다고 한다. 개다리춤이면 엄마도 자신 있지! 즉석에서 개다리춤을 다연이에게 전수했다.
#아침바람
다은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 방과 후 수업으로 댄스를 배웠다.
노라조의 사이다, BTS의 다이나마이트, 브레이브걸스의 치맛바람, 임서원의 어깨춤, ...
오랜만에 치맛바람이 듣고 싶었던 다은이가 떠오를 듯 떠오르지 않는 노래 제목을 생각하다 내게 말했다.
“엄마 아침바람이랑 비슷한 노래 뭐지? 나 그거 듣고 싶어.”
“아침바람 찬 바람에?”
“아니 그거 말고 나 댄스할 때 나온 노래.”
“댄스할 때? 무슨 노래지? (한참을 고민하다) 치맛바람?”
“맞아. 나 그 노래 제일 좋아해. 치맛바람 좀 틀어줘.”
#아이
‘아예’라는 말을 듣고 따라 써 보려는 다연이.
다연이 귀에는 아예가 아이로 들렸던 것 같다.
“나 그 소리 아이 못 들었어.”
#무료야
다은이와 공 주고받기 놀이를 했다. 다연이는 심판을 봤다. 즐겁게 패스하다가 점수 내기에서 밀린 다은이가 규칙을 운운하며 외쳤다.
“이건 무료야 무료.”
#반짝친구
6세 나래반으로 진급한 다연이가 시은이와 부쩍 친해졌다. 다연이와 반에서 제일 친한 친구가 시은이냐고 물었더니,
“시은이 반짝친구는 다희야.”
“그럼 다연이 단짝친구는 누구야?”
“내 반짝친구는 하원이지.”
반짝친구, 너무 예쁜 새 단어다.
#코구라자세
잠자리에 들기 전 이불 위에서 다은이가 코브라자세 시범을 보였다.
언니의 행동을 주시하던 다연이가 따라 엎드리며 말했다.
“나도 코구라자세 배웠어. 이렇게 하는 거야.”
두 딸 덕분에 오늘도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