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점엄마의 200점 도전기 141

왼쪽부터 다은이, 다연이
왼쪽부터 다은이, 다연이

언니를 동경하는 다연이는 언니의 소유라면 모두 좋아보이는 마법에 걸린 것 같다. 언니가 가진 물건뿐만 아니라 다니는 학교나 심지어 이름까지도 다연이 눈에는 최고로 보인다.

어느 날 유치원에서 돌아온 다연이가 선언했다.

이제부터 내 이름은 김다은이야.”

그러면서 같은 반 친구 몇 명도 언니의 것으로 이름을 바꿨다고 했다. 언니의 이름까지도 부러운 이 꼬마 숙녀들을 어쩌면 좋을까.

그 말을 들은 다은이가 펄펄 뛰었다.

! 그건 내 이름이야!”

몇 번을 더 우기다 대적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다연이가 고심 끝에 김다흔이라고 이름을 바꿨다. 그래도 다은이라는 이름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는지 며칠 뒤 박다은으로 이름을 바꿨다. 다연이에겐 이름보다 성을 바꾸는 게 더 쉬운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은결이라는 새 이름을 지은 다연이.

내 이름 은결이라고 지었어. 어때? 예쁘지?”

다연이는 자신만만하게 엄마의 의견을 물었다. 어디서 들은 이름일 거라 짐작하고 넌지시 물었더니 본인이 직접 지었다고 했다. 은결, 내가 생각해도 예쁜 이름이다.

거기서 멈추면 좋았을 텐데 다연이는 생각지도 못한 이름을 고안해냈다.

내 이름은 이제 별똥별 대포알이야.”

별똥별 대포알?”

. 별똥별 대포알.”

신기한 이름에 웃음을 참아가며 따라 말했는데 다연이는 아무렇지 않다. 심지어 당당하기까지 하다. 어떻게 생각해낸 이름일까? 다은이가 왔을 때 내가 실수로

다은아, 이제 다연이 이름 별똥별 왕대포래.”

라고 말하니 다은이는 웃음을 빵 터트리고, 다연이는 정색하며 소리쳤다.

아니야. 별똥별 대포알이야.”

며칠간 언니의 비웃음을 받은 다연이는 이름을 다시 별똥별 은선으로 바꾸더니 가장 최근에는 은별이로 이름을 바꾸었다. 차마 이라는 글자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다은이와 다연이
다은이와 다연이

3살 때 아빠의 전화를 받은 다연이. 다은이 목소리라 착각한 아빠가 다은이 아직 유치원 안 갔어?”라고 말하니 나는 다넌인데라 대답한 이후로 다넌이, 넌넌이, 넌이, 넌씨, 넝이, 넝넝이 등 수없이 파생된 별명으로 불리고 있는 우리 집 귀염둥이 다연이.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수십 개에 달하는 우리 집 막둥이 다연이.

또 어떤 창의적인 이름을 생각해낼지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최윤애 보건교사
최윤애 보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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