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우리는 길의 공포를 이미 경험한 바 있습니다. “좁은 길그 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난 해 10월에 전국민이 목도하였습니다. 이태원 참사를 본 것입니다. 길이 좁을 때 일어나는 일들은, 인명피해로 이어질 개연성이 충분합니다. 그 길이, 어디에 있건 상황은 크게 다른 것이 아닙니다.

필자는, 서울 출생이지만 유년기를 서산에서 보낸 바 있습니다. 학업을 마치고 돌아와 서산 고북면 정자리의 길 위에 서 볼 기회가 최근에 있었는데요, 순간 아찔한 상황이 떠오르고 슬픈 마음, 두려운 마음이 가득차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마을에, 농가가 드문드문 흩어져 있고 농가와 농가 간의 간격은 상당히 넓었습니다. 택시를 타고 들어가는 길이 다소 지리할 정도로 그 경로의 길이가 상당하였는데요, 폭은 3미터 혹은 그보다 좁았습니다. 아마 마주 오는 차가 있었다면, 둘 중 한 차가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후진을 계속해야 그 소요상황이 해결될 길이었습니다.

차를 돌리려면, 언제 나올지 모르는 농가가 나타나야 하는데요, 그 예측을 할 만한 지표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나가는 차와 들어오는 차, 어느 방향에서 후진을 하는 것이 유리한 것인지, 그 판단을 돕는 정보도 없었단 얘깁니다.

나오는 차 안에 위급한 환자가 있을 수 있고, 들어오는 차가 구급차나 소방차가 될 수 있는데, 길은 오직 협소한 길 하나뿐입니다. 농가에 직접 옆을 마주하고 있는 길은 그 좁은 길, 농로 뿐이었습니다.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농민과 변호사의 생명 값은 다른 것입니까?”

도시에 사는 대기업 회사원과 농민의 생명 값은 다른 것입니까?”

기본적인 인프라를 갖춰야 하는 의무는, 각 지자체에게 동일하게 부여된 것입니다. 우리 헌법은, 국민의 생명값을 다르게 매기지 않았습니다.

필자는, 서산시 고북면 정자리의 길 위에, 그것도 포장이 안 되어 있던 흙길 위에 서 있던 그때, 황토가 주를 이루는 고북면의 땅 특징상, 비가 오면 차 바퀴가 박혀서 안 움직이면 어떻게 할까, 하는 위험성까지 보여서 사실 많이 슬퍼졌습니다.

업이 이토록 힘들어야 하는 것이 정말, 사리에 합당한 상황일까요 농민의 삶이 꼭 불편해야 마땅한 것일까요? 국민들은 우리 농산물을 선호합니다. 그만큼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우리 농산물입니다. 그러나 그 농산물을 생산해내는 농민의 삶은, 여전히 불편하기만 합니다. 농민의 삶이라고 해서, 도회지의 그 편리함과 정면 배치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 서산시의회를 방문해 안원기 시의원을 만나서 상황설명을 들었습니다. 이 상황에 대한 숙지와 해법은 이미 시정 경험이 충분한 안원기 시의원에게 있었습니다.

1. 주민의 사유지 사용권에 대한 협의 없이 도로개설은 빠르게 이뤄질 수 없고

2. 그러나 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차를 돌릴 수 있는 공간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확보가 가능하며

3. 이 과정 중에 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한데, 그 협의에 나설 주체는 마을의 이장이다.

라는 결론입니다.

길은, 사람이 들고 나는 것에 더 나아가, 그 땅 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최종생산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나와 남의 이익 그리고 공익을 동시에 도모하기 위해서는 타협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가진, 해결 주체가 있어야겠습니다.

이 지면을 빌어, 자료조사와 적극적인 협조에 나서주신 서산시의회 이수의 부의장님과 안원기 의원님에게 감사말씀을 드립니다.

장연덕 칼럼니스트
장연덕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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