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점엄마의 200점 도전기-134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산타 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겐 선물을 안 주신대.

5살 다연이가 유치원에서 배운 크리스마스 캐럴을 신나게 따라 불렀다. 아이가 울면 안 되는 걸까? 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데 아이에게 울지 말라고 은연중에 강요하는 가사가 불편했다.

사람의 7가지 감정은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 이 중 세 번째 는 슬픔을 의미한다. 사람은 슬플 때 대개 눈물을 흘린다. 기쁠() 때나 화날() 때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슬픔 따위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거나 아픔을 참지 못하여 눈물을 흘리다. 또는 그렇게 눈물을 흘리면서 소리를 내다울다의 사전적 의미다. 우는 것은 감정에 따라 파생되는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나쁘거나 잘못된 행동이 아니다.

울어도 돼!

울어도 돼!

산타 할아버지는 모든 아이들을 똑같이 사랑하신대.

최근 신비아파트 캐럴을 듣는데 울어도 돼라는 가사가 들렸다. 귀를 쫑긋 세워 노래를 경청했다. 그래 이거지. 산타 할아버지가 있다면 아이가 웃든 울든 똑같이 사랑하시겠지.

우는 아이에게 울지마, !’ 하고 윽박지르는 태도를 바꾸듯 이제는 캐럴 가사도 바꾸어야 한다.

아이도 어른도 울고 싶으면 울고, 웃고 싶으면 웃자.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울고 싶은데 울지 못하고, 웃고 싶은데 웃지 못하는 것이 이상한 거지.

다은이, 다연이는 일 년 동안 많이 울고도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받았다. 다은이는 캐치티니핑 인형, 다연이는 신비아파트 시계를 받고 싶어 했다. 바쁘신 산타할아버지 대신 두 딸에게 정성껏 포장한 인형과 시계를 선물했다. 언니와 동생이 원하는 것까지 덤으로 선물 받은 딸들은, 눈썰매장에 놀러 가는 동안 보답이라도 하듯 평소보다 크고 힘찬 목소리로 캐럴을 불렀다.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종이 울려서 장단 맞추니

흥겨워서 소리 높여 노랠 부른다

종소리 울려라 종소리 울려

우리 썰매 빨리 달려 종소리 울려라

종소리 울려라 종소리 울려

기쁜 노래 부르면서 빨리 달리자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 눈썰매에 몸을 맡겼다. 시원한 대기를 가르며 눈썰매가 달리는 순간 내 기분까지 덩달아 상쾌해졌다. 낮은 곳에 도착해 땅을 디디고 일어섰다. 감정이 왔다 갔다 반복하듯 낮은 곳과 높은 곳을 순환하며 썰매를 즐겼다.

최윤애 보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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