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성’의 시대에 필요한 깨어 있는 지성

인문학자 김경집의 통찰의 시선으로 들여다본 현대사

 

현대사에 호기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1960년대가 지닌 독특한 매력을 알고 있을 것이다. 진격의 10, 1960년대1960년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현대사적 사건들을 촘촘하게 들여다보며 그 매력의 이유를 찾아낸다.

인류는 최대의 비극이었던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참혹한 세계를 재건하며 이전과는 다른 체제와 질서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20세기 초반까지 득세했던 전체주의는 점차 힘을 잃었고, 자유로운 개인과 인권이라는 보편적인 가치가 싹을 틔우기 시작했으며, 두 차례 전쟁을 통해 획득한 기술력과 미국의 자본을 토대로 경제적 풍요가 시동을 걸었다.

1960년대는 잠재해 있던 변화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가시화하는 시점이었다. 표면적으로는 정치체제와 국제질서가 재정립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유와 경제라는 패러다임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올리는 시점이었고, 그 가속도는 폭발적이었으며, 연쇄적이었기에 한달음에 2020년대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진격의 10, 1960년대는 급격한 변동으로 몸살을 앓던 1960년대 세계 곳곳에서 벌어졌던 변화의 움직임을 포착하며 구체적인 사건에 집중한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가능성을 예고한 4·19혁명을 시작으로 1960년대를 가로지른 17개의 주제를 꺼내 든다.

구체제의 억압을 물리친 식민지들의 투쟁과 해방, 전후 일본의 회복과 청년 세대의 투쟁, 마오쩌둥의 부활과 문화대혁명, 체 게바라의 쿠바 혁명을 마주한 미국의 반응과 풍운아 케네디의 등장, 소련의 개혁의 물꼬를 연 흐루쇼프의 개혁, 미국에게 악몽을 선사했던 베트남 민중의 치열했던 항쟁을 얘기했다.

아울러 인종차별과 여성차별에 대한 인식 변화와 투쟁, 프랑스의 68혁명을 시작으로 세계 곳곳에서 불었던 자유의 바람, 새로운 대중문화의 문을 연 비틀스의 예술성, 궁극의 해방을 외쳤던 히피들, 우드스톡에서 폭발한 청년의 에너지, 인류사의 한 획을 그은 인류의 달 착륙 등 1960년대를 대표하는 굵직한 이야기들을 무대 위에 올리며, 시대가 전환하는 변곡점이었으며, 현대 세계를 가름하는 기준점이었던 1960년대를 소개한다.

3부로 구성된 진격의 10, 1960년대1960년대를 가로질렀던 굵직한 사건들을 17개의 주제로 엮어냈다. 1부에서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부터 60년대 초반까지 발생했던 사건들을 17개 주제로 엮어 맥락을 잡아준다. 2부에서는 1960년대의 세계사를 본격적으로 다루는데,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눠 설명한다. 17개의 주제는 1부와 2부에 걸쳐 세 차례 언급된다. 3부에서는 저자의 개인사에서 출발해 1960년대 이후의 역사를 조망한다.

생생한 역사 현장에 있는 듯 생동감 넘치는 서술이 장점인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주석이다. 600여 권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참고도서와 작가의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이 만나 주석의 매력을 한껏 높였다. 흥미를 돋우는 풍부한 이야기로 구성된 주석은, 독서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음 내용을 기대하게 만든다.

저자는 1960년대를 가리켜, 자유와 저항, 혁명과 열정이 충만했던, 사랑과 청년의 시대였다고 말하며, 2020년대의 시대정신을 발견하기 위해 1960년대의 시대정신을 돌아보라고 제안한다. 60년이 지난 현재에 1960년대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돌아보아야 하는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마주한 뉴노멀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기후변화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맞닥뜨린 현실, 그리고 시스템을 뛰어넘는 악당과 영웅의 등장으로 새로운 질서를 경험하고 있는 2020년대 역시 1960년대 못지않은 역사적 변곡점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역사상 인간이 가장 인간다웠던 시대였던 1960년대를 기억하며, 2020년대의 새로운 시대정신을 발견하기를 바라고 있다.

김경집의 근현대사 진격의 10, 1960년대비틀스에서 68혁명까지는 동아시아 출판사로 664쪽이다.

저자 김경집 교수
저자 김경집 교수

 

저작권자 © 서산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