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이반과 동생 알료샤와의 대화

내용을 입력하세요.내가 물었다. “그렇지만 말이야. 그렇게 되면 인간은 어떻게 되는 거지? 신도 없고 내세도 없다면 말이야. 그럼 이제 모든 게 허락된다는 뜻이야? 무슨 짓이든지 할 수 있다는 거야?” “몰랐어?” 그가 말했다. 그러더니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지적인 인간에게는 무엇이든 허락돼그가 말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인용)

이 책을 서점에서 우연히 만나서 구입하고 단숨에 읽었다. 소규모 수렵채집 집단생활을 하던 인류는 어떻게 거대한 집단을 만들고 오랜 기간 집단을 확장하거나 유지할 수 있었을까? 친족이라는 친밀함의 경계를 넘어 낯모르는 사람들까지 거대 집단이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묶어둘 수 있었던 구심점은 무엇일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친척조차 멀어진 체제 속에서 어떤 결속과 구속으로 조직될 수 있을까? 저자는 신앙의 대상이기만 했던 종교가 인간의 사회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거대한 집단에 거대한 종교가 필요했고, 거대 종교의 성장을 위해 거대한 사회가 필요했던 공생 관계에 대해서 사회 심리학적 관점과 문화사적 증거들을 들어 매우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참고로 이 책은 에밀 뒤르켐이나 빅터 터너, 로이 라파포트가 주장한 사상 즉, 종교에는 협력을 촉진하는 기능이 있다는 생각을 계승한다. 하지만 저자는 데이비드 흄과 에드워드 윌슨의 생각, 종교적 믿음은 인간의 인지적 구조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나타난 부작용으로 보는 인지과학적 토대도 함께 제시한다.

그는 우선, 초자연적 감시에 대한 여덟 가지 믿음이 있다고 분석한다.

1. 보는 눈이 있으면 언행을 삼간다.

인간은 초자연적 감시자가 있다고 상정하고, 그 감시자는 인간의 마음을 꿰뚫어 볼 줄 알며, 인간 사회의 도덕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고 의인화한다. 감시자는 높은 곳에서 인간 세상을 바라보고 감시하고 있다. 이런 초자연적 감시자에 대한 생각은 보는 눈이 있으면 언행을 삼간다는 설명을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초자연적 감시자 거대한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은, 종교의식과 그 밖의 사회적 결속을 유지하는 각종 장치들과 더불어, 지난 12천 년에 걸쳐 문화적 진화가 속도를 내면서 서로 완전히 남남인 구성원들을 결속시켜 점점 규모가 확장된 도덕 공동체를 유지하는데 기여 한 필수 요소로 파악한다. 눈을 부릅뜨고 내려다보는 신격체-하늘의 감시자-가 있으면 아무도 지켜보지 않아도 사람들은 서로 협력하게 되지 않을까?


2. 종교의 효과는 개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가난하고 어려운 문제에 처했을 때 인간은 절대자에 대한 갈구가 증가하듯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서 종교적 욕구가 달라진다고 본다. 그래서 종교는 심령이 약한 자들을 선호하게 된다. 언젠가는 힘든 일로 신을 찾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 같다. 교회에 가는 일요일에는 자선이나 봉사 등 종교적인 성향이 두드러지게 드러나지만, 일요일을 제외한 다른 날에는 비신앙인들의 반응과 그리스도교도들의 반응 사이에 전혀 차이가 없는 것을 일요일 효과라고 한다. 이를 통해 인간은 24시간 내내 종교적일 수는 없으며, 종교적인 상황에 놓였을 때 더 친사회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지옥은 천국보다 훨씬 설득력이 강하다.

저자는 사회심리학자답게 여러 가지 신의 성정(性情)에 관한 평가 실험을 통해 신이 무자비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신이 자비롭다고 믿는 사람들보다 부정행위를 할 가능성이 훨씬 낮다는 것을 입증한다. 초자연적 존재에게 처벌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신의 자비보다 사람들에게 훨씬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자비롭고 너그러운 신은 정반대 효과 즉, 오히려 비리를 저지르고 부추기는 효과를 낳을지도 모른다고 분석한다. 조지 오웰의 1984를 보면 선을 베푸는 절대자보다는 억압과 폭력, 공포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빠른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세에서조차 벌받고 있을 스스로를 생각하면 지금은 좀 힘들지만 견딜 수 있다는 희망이 선을 베푸는 효과에 더 직접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4. 신을 믿는 사람들을 믿어라.

전 세계 유대인들의 상권이 발달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들은 유대인들만의 종교적 믿음이 상거래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였기에 유대민족들의 금융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형성하면서 전 세계적 금융 마피아를 형성할 수 있었다. 그러니 그들은 무신론자보다는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을 더 신뢰한다. 종교가 다르더라도 협력을 촉진하는 초자연적 감시자를 믿는 사람이라면 협력의 상대로 신뢰할 수 있다고 인식한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종교가 일치하거나 동일 종교를 갖는 사람과 결혼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이러한 심리적 메커니즘이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종교적 관행과 의식을 통해 공고해지고 사회적 결속력은 공동체를 응집시키지만 동시에 누가 내부인이고 누가 외부인인지 구분하게 만든다. 흔히 강한 사회적 결속력이 본질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결속력이 강한 집단의 구성원들이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하고 더 친사회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도 많다. 하지만 강력한 사회적 결속력 이면에 존재하는 추한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공동체를 건설하는 바로 그 과정을 통해 자기 집단에 속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배타심이 생기고, 공동체를 위협한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을 향해 폭력적 반감을 표출한다. 이런 현상을 집단 간 폭력에 대한 사회적 결속력 가설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5. 신앙심은 말보다 행동으로 증명된다.

종교적 믿음은 거짓으로 꾸미기 쉽기 때문에, 비용편익 분석에 따라 합리적 계산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고비용의 종교적 행위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온 것이다. , 자신의 믿음을 과시하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신앙 행위를 따르도록 하기 위한 자학행위나 과도한 금식, 특정 음식 섭취 금지. 혹은 특정 음식의 섭취, 신앙고백 등을 주기적으로 강요함으로써 거짓 믿음자를 걸러내고 추종자들에게 믿음을 전파할 수 있다.


6. 숭배받지 못하는 신은 무력한 신이다.

세계의 무수한 신들이 존재하지만 그들이 모두 숭배되지 못한 것은 열렬한 추종자들이 독실하게 그 신을 숭배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회적 증거나 실질적 증거가 없으면 그 신은 사람들을 개종하게 만들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초자연적 감시자로 도덕성에 관심이 많았던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아이들의 신화로만 남게 되었다고 분석한다.


7. 거대 집단에게는 거대한 신이 필요하다.

지구상 최후의 수렵채집 집단이라 불리는 하드자Hadza'(탄자니아 북부에 거주)는 거대한 신을 섬기지 않는다. 수렵채집인들이 거대한 신 없이도 집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근거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사회는 도덕적 심판을 하는 전지전능한 초자연적 주체에 의존하지 않고도 지역사회의 결속력을 구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골의 작은 성황당이 거대한 종교가 되지 못한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집단의 크기가 증가할수록 절대적 힘을 가진 거대한 신의 요구가 절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신은 점차로 영역과 한계를 확장시키게 된다. 이에 따라 경전의 크기도 방대하게 되고 구속력과 제약을 확대 시키게 된다. 유대교의 확장으로 모세 5경 외에 구약에 신약을 더하여 많은 율법과 제약을 요구하게 된다.


8. 종교적 집단들은 다른 집단과 경쟁하기 위해 자기 집단 내에서 서로 협력한다.

거대한 종교 집단이 증가하게 되면 그들은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기존 집단 간의 카르텔을 형성하여 다른 집단의 진입장벽을 높이거나 이단 등의 자위권으로 매도하며 경쟁하게 된다. 집단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거대한 신과 사회적 결속력을 강화하는 관행들로 무장한 친사회적 종교집단은 경쟁 집단에 비해 비교 우위를 점하게 된다. 또한 비 종교적 집단과 경쟁을 위해 종교집단들은 서로 결속을 강화하기도 하면서 바로 집단 내에서 서로 협력을 강화시킨다. 그런 친사회적 종교집단의 생존을 위해 개종과 출산율의 증가, 선교 등을 통해 집단의 규모를 유지하거나 확장한다. 정확한 원인이 무엇이든 종교가 지닌 이점, 즉 출산율을 높인다는 이점은 협력을 촉진한다는 이점과 더불어 집단의 생존을 강화 시키려는 목적이 있다.


저자는 이 여덟 가지 믿음으로 인해 종교가 거대한 사회를 만드는 데 필수 불가결하게 되었다고 분석한다.

신은 존재할까에 대한 물음은 매우 명료하다. 니체가 이미 답을 하였고 우리는 그런 신 없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종교는 여전히 건재하다. 교황과 절대왕권이 다툰 중세사를 보면 종교의 사회적 기능을 가늠할 수 있다. , 종교는 사회가 하는 기능을 대신하고 싶어 한다. 절대적 힘을 가진 존재로서 교회가 존재하려고 하였다. 그 기능을 빼앗긴 종교는 사회적 기능을 국가와 정치체제로 빼앗기고 인간 사회의 보조적인 기능으로 축소 지향되었다. 국가가 종교적 기능을 모두 수용한다면 종교는 사라진다. , 절대적 감시자인 신의 역할을 경찰과 사법부가 정직하게 맡고, 가난한 사람이 없도록 사회보장제도가 철저하게 시행되고, 육체적, 정신적 심신 미약자와 노약자를 선진화된 의료지원으로 보장된 사회라면 그래도 종교는 지금처럼 번성할 수 있을까? 저자는 마지막 10장에서 덴마크의 예를 들어 종교가 사라진 선진 사회를 들어서 설명한다. “사회제도의 발달과 공정한 세속적 권위의 강화가 이루어지면 종교적 회동은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스칸디나비아반도와 같은 현재 최고의 선진국이라고 일컫는 국가에서는 종교적 지지율이 0에 근접해 있다.

반면, 신을 신봉하는 미국의 경우 고대 로마시대처럼 다신 주의를 표방하여 전 국민의 90% 이상이 신의 존재를 믿고, 93%85%가 각각 천국과 지옥이 있다고 믿고 50%는 창세기를 있는 그대로 해석하고 믿는다고 한다. 그것이 하나님이든 알라든, 부처님이든 상관없이 그들은 종교를 믿는 사람을 신뢰한다. 신을 믿지 않는 사람에 대한 신뢰는 범죄자(강간범)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저자의 한국에 대한 관점이 한 곳에서 나온다. 한국 사회는 사회적 긴장도가 상당히 높은 사회라고 진단한다.

, 여러 가지 상황에 적용되는 엄격한 사회적 규범들을 갖추고 있는가? 규범으로부터의 일탈은 어느 정도나 허용되고, 이런 규범을 위반한 사람들은 처벌을 받는가의 여부 등이 매우 제한적이고 불합리적인 사회라는 것이다. 이런 사회일수록 종교적 윤리에 호소하는 사람의 비율이 증가하여 종교가 번성할 수 있다고 한다.

너무도 재미있고 쉽게 이해되는 책이었다.

 

강대혁 캡스톤입시학원 대표원장/서산시대 이사
강대혁 캡스톤입시학원 대표원장/서산시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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