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마음의 창이 열리면...
<이젠 물줄기를 한 뼘쯤/돌려놓아야 할 때다.
내 안에 상처처럼 숨어 있는/온당치 않은 운명에 대하여/당분간 침묵하려고 한다.
그리고 문득/ 다시 마음의 창이 열리면 불꺼진 적이 없는 아궁이 무쇠솥이 되어 뭉긋이 달려진 당신을 받아 적으리라>
-황희영 시인의 말 중에서-
충북 청풍 출신으로 2017년 계간 ‘한국시원’으로 등단한 시인은 오랜 직장 생활을 퇴임하고 평소 가슴에 묻어두었던 만학을 했다. 그는 ‘시’만이 위축된 마음을 되돌릴 수 있다는 생각에 수많은 날을 밤새워 쓰고 지우며 ‘먼 그리움’을 출간했다.
시인 박주택 교수는 “서정이 시의 중심을 이루는 토대라고 할 때 황희영의 시적 서정은 자연과의 친밀성을 통해 폭넓은 사유를 전개한다”며 “자연과 삶의 풍경을 풍성하게 보여주고 있는 이번 시집이 오랫동안 기억되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이번 ‘먼 그리움’을 만난 이재복 문학평론가이자 한양대 교수는 첫마디에 “고독, 그리움 그리고 시”라는 제목이란 이름으로 해설을 풀어냈다.
그는 “시인은 고독에 대해 강한 자의식을 지닌 사람”이라며 “자신의 실존적인 삶 속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그것을 넘어 자신이 겨냥하는 본질적인 차원에서도 고독을 강하게 드러낸다. 이러한 시인의 고독에 대한 자의식은 시 쓰기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인은 시적 대상을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통해 가늠해보고자 했다”며 “너무 먼 그리움이 너무 가까이도 또 너무 멀리 있지도 않다고 느껴지는 순간 그의 시는 일정한 미적 성취를 이루게 될 것이다. 너무 멀리도 또 너무 가까이도 아닌 그 경계의 미료한 세계에 대한 탐색, 그것이 그의 시를 더욱 시답게 할 것”이라고 했다.
저자 황희영 시인은 ‘먼 그리움’을 4부로 엮어 △제1부 제비집 외 16편 △제2부 겨울은 봄을 쉽게 돌려보내지 않았다 외 16편 △제3부 커피에 빠지던 날 외 14편 △제4부 청풍 강 외 14편으로 구성했다.
‘먼 그리움’은 도서출판 예맥에서 출간했으며, 서산 번화로 ‘지상의 양식’에서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