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의식 부족한 용역업체...계약 끝나면 현장 이탈 악순환

서산시청 앞에서 충청남도공공노동조합 서산공공하수처리장지회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서산시청 앞에서 충청남도공공노동조합 서산공공하수처리장지회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충청남도공공노동조합 서산공공하수처리장지회가 831일 시청 앞에서 민간위탁 폐지, 직접고용 실시를 주장하며 1인 시위를 했다. 당시 시위 현장에 나와 있던 충남공공노동조합 한 관계자는 거의 5년을 준비하고 요구해 왔던 사항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의사결정자의 결단과 의지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사안이라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다행히 추석 전날, 서산시청 관계자가 각 집행기관과 상의해서 검토해 보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1980년대 신공공관리론(NPM)의 등장 이후, 공공서비스는 민영화 혹은 민간위탁의 형태로 공급되고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민간위탁이라는 정책수단이 활용되는 주요 이유는 민간부문이 공공부분에 비해 효율적이라는 믿음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수도사업과 같이 자연 독점적 성격을 갖는 공공서비스 공급에 있어서 민간위탁방식으로의 변화가 규범적인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효율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여러 사례에서 나타났다.

노조 주장에 의하면 간접고용의 가장 큰 문제는 민간위탁, 파견, 노무 도급, 사내 하청, 외주·분사, 근로자공급 등 용어는 다양하지만, 실제 사용하는 사업주가 근로조건 등 노동관계상의 모든 내용에 실질적인 영향력 또는 지배력을 가지면서도 형식적으로 고용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노동법상의 책임을 회피한다는 점이다.

대산 하수처리장 현장사진
대산 하수처리장 현장사진

이를테면 양대동 환경시설의 모든 시설물은 서산시의 재산으로써 서산시민의 생활편의와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각자의 사업장이 사업체 소유의 개별적인 시설이 아닌 유기적인 생물처럼 시설이 연결돼 있다.

하지만 서산시는 각 사업 용역업체와 상의해서 문제(계획상 처리 이상의 상황 및 기계 고장으로 다른 사업장으로 이관)가 발생하면 형식상의 관리만 할 뿐 용역업체가 문제 해결하는 것을 기대하는 구조다.

또한, 사업장에서 근로자들의 직장 내 괴롭힘, 음주 운전, 음주, 각종 불법 환경 문제, 시 보고 및 작성 문서 조작, 근태 관리 소홀, 사업장 총기 반입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도 용역 업체가 관리 하지 않고 방치해도 서산시는 발주 기관으로써 관리 감독만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며 형식적인 권고만 할 수 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시설용역 업체가 유지 보수 업무를 제대로 운영하지 않아도 서산시는 협약서 및 계약서의 내용만을 관리 감독 할 뿐이라며 실제로 해당 용역업체는 주인 의식이 부족하여 시설물이 고장 나도 보고를 하지 않고 내구연한이 지나면 교체하는 등 계약이 끝나면 현장을 이탈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사용사업주와 고용사업주 간의 불평등한 관계 때문에 고용사업주는 더 낮은 단가와 조건(최저 낙찰하한율 문제)으로 사용사업주와 계약을 체결하고, 이윤의 감소를 간접고용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악화(임금 저하 및 근로조건 저하)시키는 방법으로 해결하려하기 때문에 필수 노동자의 권익을 확대하고,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충청남도공공노동조합이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서산시의 직접고용을 통해 필수노동자들은 근무 여건 향상과 고용안정을 도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산시는 수탁업체에 주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관리부실에서 오는 설비운영상의 낭비를 줄일 수 있게 된다.

또다른 관계자는 현재 시설공단이든 환경사업소든 다른 지자체에서는 시통합 관리시스템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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