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야 끝나나? 법적제도적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피해자를 애도하며
피해자를 애도하며

불구속 수사 받던 중에 아내 살해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한 여성이 지난 4일 오후 3시경 서산시 동문동에서 양손에 흉기를 든 남편에 의해 지나가는 행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참히 살해를 당했다. 남편이 골목으로 달아나던 아내를 대로로 끌고 나와 도심 한 복판에서 흉기로 살해하는 장면이 주변 CCTV에 찍혔다

아내는 여러 차례 가정폭력으로 남편을 경찰에 지난 91일부터 5번이나 신고했었고 경찰은 4번 출동했다고 한다. 처음 신고 받았을 때 경찰은 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해서 남편을 입건하고 두 사람을 분리 조치했다. 그러나 다시 남편이 찾아 와 폭력을 가했고 919일에 경찰은 남편을 특수상해 혐의로 불구속입건을 했다. 또한 아내에 대해서는 법원에 피해자 보호명령을 신청하고 스마트워치를 지급했지만, 또 다시 남편은 아내를 찾아가 폭력을 휘둘렀고 경찰에 또 신고가 됐다. 결국 남편은 지난 104일에 접근금지 등 보호 명령서를 받았고, 아내를 찾아가 살해했다.

경찰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아내가 잦은 폭행을 못 견디고 이혼하려 하자 남편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구속된 피의자는 술에 취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계획된 범행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 부부에게는 3명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죽어야 끝나나?

사건 당일에도 아내는 남편을 집에서 쫓아 내 달라는 퇴거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고 출근했다. 피해자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에서 남편이 아내 주거지에 침입해서 112에 신고를 했는데도 경찰이 남편을 체포하지 않고 돌려보냈었다.

스마트워치를 피해자에게 착용하게 했지만, 피해자의 경우 손에 물을 많이 묻히는 일을 하다 보니 미착용한 상태였다. 설령 착용했다 해도 100미터 이내로 접근하는 것을 보고 스마트워치 눌러서 경찰이 출동해도 사건 발생을 막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즉 실효성이 없다고 한다.

지난 달 스토킹 범죄자들에게 전자 발찌를 채우자는 것이 입법예고가 됐고, 법무부는 이번 정기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시행이 된다 해도 내년부터다.

범죄 심리학자 오윤성 교수에 의하면 스토킹, 데이트 폭력, 가정폭력 모두 접근 금지 명령을 어기면 현장에서 바로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법적제도적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예방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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