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공식적 사과와 희생자들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진실규명 촉구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희생자 제72주기 서산 합동추모제 모습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희생자 제72주기 서산 합동추모제 모습

지난 6일 서산시 문화회관에서 제6회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희생자 제72주기 합동 추모제가 개최됐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희생자 서산유족회(회장 정명호)가 주최한 이번 추모제에는 유족을 비롯한 이완섭 시장, 김맹호 서산시의회 의장과 시의회 의원들, 조한기 전)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 시민사회단체와 류종철 서산시대 사장 및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애리 선생의 '진혼무'
이애리 선생의 '진혼무'

이애리 선생 진혼무’...희생된 영혼들 위로

정명호 회장 단 한 사람의 유족도 소외되지 않도록 할 터

이애리 선생의 희생된 영혼들을 위로하는 진혼무가 올려지면서 무대는 삽시간에 절제된 춤사위와 억눌린 설움을 달래주는 처연한 음악으로 참석자들을 뭉클하게 만들었고, 옷자락의 펄럭임은 살아남은 자들에게 과거가 있기에 현재가 존재한다. 우리를 잊지 말아 달라는 말을 건네는 것처럼 보였다.

정명호 서산유족회장은 인사말에서 오늘은 72년 전 억울하게 희생된 부모, 형제를 회상하며 추모하는 여섯 번째 추모제라며 “2020520일 국회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 개정됨에 따라 제1기 진실화해위원회에 미처 진실규명 신청을 하지 못한 유족을 위한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국회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인 과거사법 개정안에 소멸시효, 보상에 관한 사항, 과거사 연구 재단 설립 등 완전한 과거사법에 중점을 두어 국회통과를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서산시의 한국전쟁 전후 민간 희생자가 2,000여명인 반면 접수 건수는 150여건에 불과하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서 오는 129일이 접수마감인 만큼 유족회가 희생지역을 방문하여 미신청자에 대한 홍보와 신청 독려를 통해 단 한 사람의 유족도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 피력했다.

이완섭 서산시장이 6일 서산시 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회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 제72주기 합동 추모제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이완섭 서산시장이 6일 서산시 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회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 제72주기 합동 추모제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한국전쟁 등으로 무고하게 목숨을 잃은 민간인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기원한다그 억울함을 무엇으로도 보상 받을 수는 없지만, 진실을 밝히고 억울함을 푸는 일은 남은 우리들의 책무라고 입을 열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명제를 강조하며 잘못된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것은 역사를 잊는 것 그 이상이다. 서산시는 아픈 과거를 바로 보고 모든 책무와 노력을 다해 상처가 빠르고 단단하게 치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맹호 서산시의회 의장은 추모사에서 아픈 역사지만 당당하게 마주하고 그분들의 명예회복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그래야 진정한 우리 사회의 통합을 이루는데 한 발짝 더 나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늘 추모제가 억울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김복영 한국전쟁 전후 전국유족회 회장은 국가의 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불법행위로 수많은 인권침해가 있었다며 정부의 공식적 사과와 희생자들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지난 6일 서산시 문화회관에서 제6회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희생자 제72주기 합동 추모제가 개최됐다 (1)
지난 6일 서산시 문화회관에서 제6회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희생자 제72주기 합동 추모제가 개최됐다 (1)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 학살사건 건수 8882

행정안전부와 대전 동구...대전 낭월동 일대 추모공원 조성 계획

한편, 811일까지 진실화해위원회에 접수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 학살사건 건수는 8882건이었다. 이는 진실규명 신청 접수 현황 전체 16천 건 중 절반을 차지하는 수치다. 이것은 한국전쟁 전후 억울한 희생자가 113만 명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현저히 적은 접수 현황인 셈이다.

현재 행정안전부와 대전 동구는 낭월동 일대(98601)4017,500만 원을 투입해 한국전쟁 전후 희생된 모든 민간인을 추모하는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며, 올해 말까지 기본·실시설계를 끝내고 2024년 완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앞으로 조성될 추모공원이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를 애도하고 유족의 상처를 달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아래는 송경동 시인의 저 뼈들이 말하도록 하라는 시다.


이 처참한 역사가 여전히 묻어 둔

야만과 폭력의 골골을 모두 갚아 엎어

큰 통곡의 제사라도 지내야 할 터인데

그 날의 총성이 이명처럼 남아

그날의 죽창 끝이 여전히 시퍼래

아직도 두근거리는 가슴

아직도 입 열지 못하는 두려움

 

이 국가가 죽였어요

둘로 나뉜 이 나라의 분단이 죽였어요

무자비한 전쟁이 죽였어요

까닭도 절차도 설명도 없이

내 아비를 어미를 형제 자매를

아이를 죽였어요

 

사죄해야지요

뼈 한 조각이라도 찾아 돌려줘야지요

진상을 규명하고 명예를 회복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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