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와 서령버스는 재정지원 집행내역을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라”

피켓시위하는 서령버스 근로자들
피켓시위하는 서령버스 근로자들

거리로 나선 서령버스 기사들

서산시 고운로 소재 서령버스에서는 최근 임금체불 반발로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버스 기사들은 지난 23, 25일까지 밀린 급여~6~7월분을 회사가 지급하지 않으면 피켓시위를 시작으로 최악의 경우 버스운행을 전면 중단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 821일 공고문을 통해 서령버스 기업노동조합은 사측의 상습적인 임금체불 악순환으로 인하여 근로자의 가정 경제생활 및 금융 등의 활동이 마비됐다이로 인해 연체이자 발생 및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

계속해서 사측에 임금체불을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사측은 코로나19로 인하여 운송수입의 급감과 유류값 인상으로 회사 운영이 어렵다. ‘빠른 시일 내에 지급한다는 대책 없는 답변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서 집행부는 시청 교통과를 방문하여 근로자의 어려운 사정을 알리고 더 이상은 근로자의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방관하지 않고 단체 활동을 한다이미 시 관계자에게 통보하였고 단체활동을 결의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5일까지 밀린 급여는 입금되지 않았다. 이에 신석근 기업노조 조합장이 예고한 대로 지난 26() 오전, 서령버스 본사 앞과 서산버스터미널에서 피켓시위를 시작했다.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횡령죄로 사장을 고소한 노조

백주현 서령버스 지부장(충남세종지역자동차노동조합)회사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지, 벽지 노선 운임 보전 등 서산시 지원금으로 유지되던 임금지급이 최근 지자체의 추경 지연 등으로 더 힘들어졌다게다가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이용객들의 급감과 유가 상승 등으로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신 조합장은 “4대 보험료는 미납이 아니라 급여에서 공제했는데도 회사에서는 보험료를 내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이미 회사 대표는 횡령죄로 고발된 상태다.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이랑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 지부장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면서 집단행동을 할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민주노총 노조에서는 이미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4대 보험료 미지급으로 사장을 고소한 상태다.

임금체불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반복되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드러낸 한 시민은 서산시에서 매년 약 100억을 쏟아붓는다회사는 최우선변제를 해야 하는 임금은 뒷전이고 세금 먼저 내고, 대출 갚고, 쓸 거 다 쓴 후에 임금이 밀리면 시에서 어떻게든 해결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한다고 말하며 회사관계자들의 무능한 경영과 무책임함을 맹비난하였다.

한 버스기사는 회사뿐만 아니라 노조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코로나19 이전에도 임금체불 문제로 힘들었는데 코로나 핑계를 대고 있다심지어 적자라면서 3년 전까지만 해도 배당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설립 이후 배당금을 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상습적인 임금체불, 미납된 4대 보험료...신용불량자 된 버스기사들

서령버스 기사들은 상습적인 임금체불과 미납된 4대 보험료로 대출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밀린 임금도 100만 원씩 쪼개서 받는 등 안정된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어 현재 생활고를 겪고 있는 상태다.

회사에 불만을 제기하면 그나마 있는 직장마저 잘릴까 걱정돼 참아왔다는 기사들이 있는 반면, 계속되는 적자 때문에 어쩔 수 없으니 그저 참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지역사회에 기반을 두고 다 같은 지역주민이라는 생각에 지금까지 이해하고 참아왔던 버스기사들은 더 이상은 견딜 수 없는 한계까지 도달했다앞으로 시위 등 단체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노조는 시민들의 불편을 우려하여 시내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까지 가지 않기를 바라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 총파업을 감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서령버스의 2022년 예산액 및 수령현황
서령버스의 2022년 예산액 및 수령현황

시에서 늦어진 예산 집행이 사태를 악화시켜

회사 관계자 말에 따르면, “일부 언론에서 말하듯 시로부터 95억이 지급된다는 기사는 터무니없다며 게시판에 2022년 예산액 및 수령현황(2022825일 기준)을 알렸다. 현재 실제 수령액은 약 56억 원이고 추경 후 7억이 삭감되어 약 78억 원 정도를 지원받는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일부 기사 내용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서산시의 운송원가 대비 지원액 비율이 85%로 충남도 내 다른 시군보다 낮고 유가 상승과 코로나 영향 등으로 재정적자가 훨씬 더 커져서 시로부터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826일 시청 교통과에서 회사 관계자, 백주현 지부장, 신석근 조합장이 함께 모여 추석 전 일부라도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수 있는 지원금을 논의했다. 회사 측과 근로자들은 추석 전에 6월 급여라도 지급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8월 26일 오후 3시 교통과에서 회사 관계자, 백주현 지부장, 신석근 조합장이 모여 대책토의를 하는 모습
8월 26일 오후 3시 교통과에서 회사 관계자, 백주현 지부장, 신석근 조합장이 모여 대책토의를 하는 모습

준공영제 시행 등 해결 방안 모색

일부 시의회 의원들은 예전부터 상습적인 임금체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심하며 여러 제안을 해 온 바 있다. 특히 이수의 의원은 감사를 통해 지원금이 정당하게 지출됐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유류대를 줄이려면 차량을 소형화하고 지간선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산시 서령버스 기사들과 이번 사태를 우려하는 시민들은 준공영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전북 최초 공영제를 시행한 완주군은 지난해 6월부터 단계적으로 지간선제를 시행 중이다.

완주군 지형이 전주시를 감싸고 있어 간선은 전주 시내버스를, 지선은 마을버스인 부름부릉버스를 운행해 경제성·효율성·편리성 등 3대 효과를 향상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추진 중이다. 마을버스 시행으로 기존보다 노선이 다양해지고 운행횟수가 증가해 호평을 받고 있다.

한편, 서산시대는 풀뿌리시민연대와 함께 95일 오후 3시 서산시청 중회의실에서 서령버스 문제해결을 위한 지역사회의 공동모색이라는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올바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이번 토론회는 서산시청, 서산시의회, 언론인, 서령버스 관계자(회사 측, 노동조합 및 직원), 시민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서산시청과 서산시의회는 서령버스를 운행하는 기사들도 서산시민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다 함께 살기 좋은, 살 맛 나는 서산이 되도록 개선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상습적인 임금체불과 4대 보험료 미지급으로 기사들이 신용불량자가 될 때까지 방치한 경영진은 책임을 지고, 서령버스가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대중교통 수단으로 정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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