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길 함께 담아 엮어 놓은 글마당
『내 영혼의 길목에서 사시사철 새벽을 일으켜 다가서든 자리 나는 언제나 봄볕 같기를 원했다.
먹빛 다시 강물인데 언어의 깊이로 헤아려보는 세월의 거리, 자존으로 풀어내는 모국어 사랑. 그 붓길 함께 담아 엮어 놓은 글 마당. 귀하게 주목되는 시간마다 공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감사의 기도로 보답하고 싶다.
아주 작은 제비꽃으로 피어 낯선 가슴에 침묵으로 묻힐지라도 아름다운 풀씨로 남아 주었으면 좋겠다.』
위 글은 저자 늘빛 심응섭 작가가 자신의 책 ‘먹빛에 물든 세월’에 풀어놓은 글이다. 그의 신간에 수록된 시는 서산태안 대표 문학동인지 흙빛문학 2014년 상반기 60집부터 2021년 하반기 75집까지 수록된 작품을 선별하여 실었다.
한글의 글꼴을 조형화하고 문자 언어의 인문학적 가치를 예술로 승화시켜 우리글의 멋과 향기를 담아내고 있는 늘빛 심응섭 작가는 ‘최초 나의 사상 공개’라는 시에 자신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념을 밟고 서서/나를 분해한다. 나의 손은 먹 글씨/나의 상상력은 그림 글씨/나의 가슴은 시의 소리/내 눈 높이는 백두산이다/그 넓이는 한라산이다/아니 사상은 한반도다/그것은 통일의 염원이다”라며 “이것은 나의 일상/절박한 통일 시나리오/대한민국만세”라고 나라사랑에 대한 지독함을 고백했다.
주옥같은 글밥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늘빛 심응섭 작가는 그동안 △묵향이 머문 시간 △한글문자예술 △문자언어의 향기 △시와 묵향의 대화 등 수많은 작품을 세상에 내놓은 중견작가다.
이번 신간 ‘먹빛에 물든 세월’은 6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길 위에 길에서’ 13편, 2부 ‘황도리 추억’ 11편, 3부 ‘나랏글 한글’ 12편, 4부 ‘사색의 강’ 10편, 5부 ‘화가는 녹슬지 않는다’ 12편, 6부 ‘추억을 다시 걷다’ 8편이다.
늘빛한글문자조형박물관장이자 순천향대학교 명예교수이기도 한 심응섭 작가는 현재 수덕사선미술관 운영자, 문학세계 상임 편집위원, 윤석중문학나눔사업회 감사 외에도 여러 문학동인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