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면 마룡리 ‘볏가리대 세우기’ 재현

정월 대보름을 맞아 오곡의 씨앗과 곡물을 짚으로 싸 장대에 매달며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볏가리대 세우기’가 지난 22일 부석면 마룡리(빛들마을, 이장 이충구) 마을회관에서 재현됐다.

볏가리대 세우기는 매년 대보름 전날 볏가리 장대를 세운 뒤 영등날(음력 2월 1일)에 볏가리대 눕히기를 통해 한 해의 풍년 농사를 기원하는 서산지역에 전해 오는 민속놀이이다.

볏가리대 세우기 행사는 정월 열나흩 날 마을 두레패가 농기(農旗)를 앞세우고 마을의 큰 샘에 가서 샘 굿을 하기 시작하면서 볏가리대를 세우는 의식이다. 샘 굿을 마치면 집집마다 다니면서 지신밟기를 한 다음 모닥불을 피워 일 년간의 액운을 쫓아내고 큰 샘이 있는 마을 중앙의 논에 나가서 높다랗게 볏가리대를 세운다.

볏가리대를 세울 때는 땅을 넓이는 마당 찧기 놀이를 하기도 하며, 짚에 오곡을 넣은 곡식 주머니를 매달아 놓는데 이는 모두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다.

마을 주민들은 볏가리대 앞에 제상을 차려놓고 하늘에서 내려온다는 영등할머니에게 농사가 잘되고 마을이 일 년 내내 평안하기를 기원했다.

영등날이 되면 마을 사람 모두가 한데 어울려 풍물을 치면서 볏가리대를 내려 그곳에 매달려 있는 곡식 주머니를 떼어내 볏가리대 밑에 준비해 둔 가마에 집어넣으면서 “천 석이요. 만 석이요” 하며 소리를 친다. 이는 그 해 곡식이 천 석, 만 석이 되기를 바라는 뜻이다.

마룡리 이충구 이장은 "2016년 올 한 해에도 풍년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 한다"며 “마을 주민이 단합하고 서로를 위하는 볏가리대 전통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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