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의 노후(老後)완성-3

박재현 한국투자증권 투자권유대행인/사과나무인슈어런스 대표
박재현 한국투자증권 투자권유대행인/사과나무인슈어런스 대표

지난 대선 TV 토론회 중에 후보들은 국민연금 개혁방안에 서로 동의하고 공감했다. 사안의 본질은 국민연금을 낼 사람은 줄고 받을 사람은 많아진 탓이다.

오래 사는 어르신들을 탓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아이 낳고 기르기 힘든 젊은 사람들에게 출산 정책을 아무리 얘기해봤자 그들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정부도 나름대로 고민이 깊다. 당장 국민연금의 거대 뭉칫돈을 해외주식투자에 비중을 높인다는 기사가 나온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벌어드릴 수 있는 돈보다 해외 증시에 투자하여 더 많은 수익을 올리려는 고육지책일 것이다.

그럼 개인 입장의 노후 준비는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필자는 구체적인 상품이나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총론을 말해주고 싶다.

첫째, 은퇴를 늦추는 방법이다.

노후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야 당연히 은퇴하여 편안한 삶을 누리면 될 테지만 반대인 경우는 은퇴 시점을 본인이 생각하는 시점보다 5~10년 정도 늦추면 된다. 하지만 그것도 쉽지는 않다. 근무 기간이 정해진 직장인은 어찌 은퇴를 늦춘다는 말인가.

여기서 잠깐, 은퇴를 늦춘다는 말은 회사에 더 있으라는 말이 아니다. 은퇴 이후 경제활동이 가능한 자기 계발을 미리 하라는 뜻이다. 시간을 내어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라는 뜻이다. 기술을 배워두고, 관심 분야 자격증을 준비하고, 관련 자료 등을 수집하고, 그들과 인맥을 형성하고, 준비하라는 말이다.

우리는 일정 시점이 지나면 본인의 경제적 가치가 줄어들 것을 예상해야 한다. 내 몸값이 0 이 되는 시점이 오거나, 아니면 아주 싼값에 자신의 노동력을 시장에 내놓아야 할 수도 있다. 기술도 없고, 경험도 없는 노인을 비싼 인건비로 고용하고 싶을까. 은퇴 전의 준비가 당신의 노후 30년을 지배할 것이다.

둘째, 몸을 만들어라! 건강하지 못하면 모두가 불행해진다.

건강과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한 장수는 축복이다. 모두가 바라는 점일 것이다. 그러나 그와 반대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준비된 돈은 없고 몸은 아프고. 그야말로 최악이다. 노후 준비의 기본 중의 기본은 연금도 보험도 아닌 건강 그 자체임을 강조 또 강조하고 싶다.

시시때때로 건강보조식품을 챙겨 먹는 것보다 체중을 줄여 성인병을 최대한 예방하고, 금연하고, 적당한 음주문화를 즐기며 건강을 챙겨야 한다. 주기적 건강검진으로 사전에 건강 체크를 하자. 단백질 위주의 식사 조절과 근육운동을 통해 몸에 균형을 잡아주어야 한다.

생활습관은 건강한 사고와 적극적 활동으로 치매까지 예방할 수 있는 연구 결과도 많다. 지금 이 말은 건강검진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의사에게 들어본 말일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 왜 그렇게 실천은 어려울까. 자기관리가 되는 노인은 어디를 가든 멋진 시니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셋째, 금융을 이해하라.

65세에 은퇴한 부부가 특별한 소득 없이 대한민국 평균 수명인 83.5세를 살았다고 가정해보자. 소득 없이 18.5년을 살았고 개월 수로 환산해 보면 222개월이다. 그들은 취미생활도 하지 않았고, 외식도 하지 않았고, 경조사며 여행 한 번 가지 않았다. 아프지도 않았으며, 매우 절약적인 삶을 살면서 삼시세끼만 챙겨 먹었다. 그 비용을 한 끼에 8천 원 잡았다. 이 돈은 물가상승분은 고려치 않은 것으로 동네식당에서 현재 가치로 순대국밥 한 그릇 정도 사 먹을 돈이다.

부부 한 끼 식사 16,000, 하루 세끼 하루 48,000, 한 달이면 1,440,000원이다. 이분들이 222개월을 살았다면 식대만 319,680,000원으로 3억이 넘는 큰돈을 지출했다. 여기에 부부 한 사람이 병으로 앓아누웠다면, 막내가 결혼했다면, 다른 급한 곳에 돈을 썼다면.

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 중 노인빈곤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노인 10명 중은 4명은 가난으로 힘들어한다. 깊이 고민할 문제다.

돈을 벌면 그 돈은 좋은 곳에 맡겨 두는 것을 우리는 소위 재테크라고 한다. 일부 사람들은 투자는 돈 있는 사람만 하는 것또는 주식은 망하는 지름길이라 부정하며 일단 먹고 놀고 즐기며 소중한 시간을 흘려보낸다. 필자는 인생을 즐기는 것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관심을 두고 찾아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은행 예·적금 이자 중 어떤 것이 더 유리한지, 적금 5%와 예금 2.5%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은행보다 이자를 많이 주고 안전한 금융상품이 부지기수라는데 나는 왜 모르고 있는지, 1020년 장기 보유한 우량주식이나 펀드에 대해 아는지, 은행과 비교하여 어떤 것이 더 유리한지 말이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이다. 국가는 미래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수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그 산업을 받아낼 인적 교육을 수십 년 전부터 다져 나가고 있다. 또 기업은 사활을 걸고 10~20년을 내다보며 미래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연구 인력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다.

우리는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를 보며 누구를 비난했는지. 명심하자. 본인 개개인이 하나의 국가이고, 기업이고, 최소단위의 생산 주체이다. 준비하는 자의 미래는 분명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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