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눈위에 쓴 편지

 

하염없이

분분히 내려쌓인

숫눈위에 쓴 편지

 

썼다 지웠다

따뜻한 손가락

몽당연필 될 때까지

호호 불어

큰맘 먹고

다시 써내려간 편지

 

몸 도장 쾅 찍어

산 너머 가거들랑

새침데기에게 전해 달라

해님에게 부탁

진즉 부치고 싶었었는데.

 

박영춘

시인

한국공무원문학협회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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