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원하는 도시민은 마룡리로 오세요!

먼 옛날 겨드랑이 밑에 날개가 돋아난 애기 장수의 슬픈 전설을 간직한 용마연못에서 마을 이름을 얻은 마룡리는 현재는 ‘서산빛들마을’이란 애칭으로 더 유명하다.

애기 장수의 죽음을 슬퍼하던 용마가 사라진 자리에 토종개구리들이 자리를 잡고,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난데없는 ‘토종 개구리 타령?’하고 의아해할지 모르겠지만 지난 2008년 농촌테마마을로 지정받은 마룡리가 밀고 있는 주연 배우 중 하나가 토종개구리다.

전국의 2,500여개 체험마을이 농촌을 소재로 한 체험위주 프로그램에 매달리고 있는데 반해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간 마룡리 빛들마을은 개성 없는 체험에서 한발자국 물러서 친생태환경의 힐링을 시도하고 있다.

복잡한 도심생활에 지친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잘 짜인 시간표에 맞춰 부지런히 움직이는 체험이 아니라 편하게 휴식을 취하고 싶어 한다는 속마음을 간파한 것이다. 그래서 빛들마을에는 화려한 영산홍보다 이름 없는 야생화가 더 많고, 체험을 위한 건물이나 장비를 보강하기 보다는 그대로의 자연을 최대한 활용하는데 더 힘쓰고 있다.

그렇다고 마룡리를 심심한 동네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마을의 자연친화적인 환경을 이용한 뗏목타고 용못지 수생생태 탐험, 개구리 생태늪에서의 올챙이 관찰(3~11월), 전통들기름 짜기, 생강한과 만들기(연중) 등 각양각색의 체험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옛 할머니들의 방식을 그대로 도입한 전통들기름 짜기는 빛들마을이 육성한 비장의 카드로 최근 서산최초의 마을기업인 옛향기마을방안간이 문을 열면서 본격적인 괘도에 오르게 됐다. 새봄을 맞은 마룡리는 올 한해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마을의 큰 자산인 마룡저수지에 낚시터와 캠핑장 등을 조성해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이 맘 편히 쉬고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는 목표다. 이만하면 모든 것이 다 갖춰진 것 같지만 딱 하나 아쉬움 점이 있다.

숙박을 원하는 관광객들에 비해 숙소가 턱없이 모자란 것이 최대 난관이다. 그러나 이 문제도 빛들마을의 번창에는 큰 걸림돌이 될 것 같지 않다. 이미 마을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진정한 힐링을 원하는 당신! 부석면 마룡리에 그 해답이 있다.

 

인터뷰 김철근 서산빛들마을 운영위원장

도시사람이 만드는 빛들마을 기대만발!

9년 전 마룡리로 귀촌한 김철근 위원장은 외지사람이 위원장을 맡아 출세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적당한 귀촌지를 찾기 위해 전국 이곳저곳을 다 돌아다녀봤지만 마룡리 만큼 좋은 곳을 보지 못했다는 김 위원장은 마룡리 예찬자 중 한사람이다. 귀촌 당시만 해도 몸이 불편했지만 지금은 건강을 되찾은 탓에 할 일 많은 운영위원장 자리도 선뜻 승낙할 수 있었다고.

김 위원장은 9년이란 긴 시간 동안 농촌생활에 차근차근 적응했듯이 마룡리 빛들마을도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체험마을로 만들어간다는 생각이다.

이상순 전 위원장을 비롯한 선배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은 후 도시출신인 자신만이 그려낼 수 있는 색깔을 입혀 마룡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심산이다.

오랜 세월을 복잡한 도심 속에서 살다 내려온 처지기에 도시사람들이 마룡리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콕 집어낼 자신이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은 주민들과의 논의 끝에 ‘둠벙(웅덩이) 분양’이란 색다른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을 준비 중에 있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주말농장에서 탈피해 붕어, 미꾸라지 등을 가족들이 함께 키우고 잡을 수 있는 둠벙 20여개를 만들어 분양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 자신의 도시생활경험을 십분 활용해 자신이 몸담았던 군인공제회 등과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한 마룡리 빛들마을의 홍보도 계획하고 있다.

“도시출신 촌사람이 만드는 조용한 휴식과 행복한 먹을거리가 있는 빛들마을을 기대해 보라”는 김 위장의 말에서 마룡리의 밝은 미래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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