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ℓ 쓰레기봉투에 음식물쓰레기 가득

▲ 지난 24일 새벽 이완섭 서산시장이 일일 환경미화원 체험에 나서 서부상가 일대를 청소하고 있다.

새벽이 오기전 시민들이 모두 잠든 시각.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사각지대에서 누가 뭐래도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 이들. 바로 ‘환경미화원’이 그들이다.

지난 24일 새벽 서부상가 앞. 오전 4시부터 3명으로 한 팀을 이룬 사람들이 쓰레기 수거차량을 이용해 거리 곳곳에 쌓인 쓰레기들을 주어 담느라 분주하다.

3명으로 구성된 수거 차량은 두 명이 쓰레기봉투를 트럭에 올리고, 한 명은 쓰레기를 수거하기에 최적의 장소에 차를 정차한다.

쉴새 없이 쓰레기봉투를 주워 올리고, 스크루로 감아 안으로 담아내는 반복 작업이 수십 차례 반복되면 어느새 수거차량 한가득 쓰레기가 모아진다. 시간 내에 마쳐야 하는 탓에 팀워크를 발휘하지 않으면 하기 힘든 일이다.

꽃샘추위가 밀려 온 차가운 날씨 속에서 단 1초도 몸을 웅크릴 시간이 없다. 뛰고, 또 뛰고 옷은 금방 땀으로 젖어들고 장갑도 금세 젖어 차가운 새벽기운이 몸속을 파고 든다.

하지만 자기 몸을 생각할 시간도 허용되지 않는다. 오전 4시부터 9시까지 5시간 안에 맡은 지역의 쓰레기들을 모두 치워야 하기 때문에 쉴 틈이 없다.

6시까지 시내권을 마치고 대산읍으로 향한다. 해가 뜨고 사람들이 일터에 자리 잡은 오전 9시. 이들의 오전 일과가 끝나는 시간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직업에 대해 체력적으로 힘든 일이지만 동료들과 함께 보람된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매일 최선을 다하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새벽 여는 사람들인 환경미화원들은 시민들에게 할 말이 있다.

“100ℓ 쓰레기봉투는 너무 무거워요. 많은 동료들이 그것을 들다 허리를 많이 다치고...그렇다고 산재처리도 어려운 게 현실이죠.” 씁쓸한 표정의 A 씨(서청환경 소속)는 말을 이었다.

“물론 분리수거만 잘된다면 100ℓ 쓰레기봉투도 문제는 없어요. 하지만 상가, 특히 음식점에서 쏟아지는 쓰레기봉투를 들다보면 물기에 흠뻑 젖은 음식물쓰레기를 묶음 선을 넘어 끝까지 눌러 담고 테이프로 둘둘 감아 내놓은 것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악취가 나는 물은 줄줄 흐르고 둘이 들기도 감당이 안 되는 경우도 많아요.”

분리수거가 잘 안되나 보죠? 기자의 질문에 그들은 “시에서 홍보를 하는데도 개선되지 않아요. 쓰레기 봉툿값 좀 아끼고 자기만 편하면 된다는 이기심이 쓰레기봉투에 넘쳐 나요.”

“지역에 따라 쓰레기 배출 양심도 많이 달라요. 동부시장 등은 규격봉투로 정해진 장소에 제대로 쓰레기를 내놓는데 반해 예천동 호수공원 쪽은 엉망입니다. 분리수거는커녕 검은 비닐에 마구 버린 불량양심이 넘쳐나요. 이런 경우 난감합니다. 원룸지역이 특히 심해 대책이 필요한 지경입니다.”

새벽을 여는 환경미화원들은 말한다.

“쓰레기봉투에 제발 이기심과 불량양심은 담지 마세요!”

이날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일일체험에 나선 이완섭 시장은 “새벽부터 고생하시는 미화원 여러분들의 어려움을 조금은 더 알 것 같다. 직접 들어보니 100ℓ 쓰레기봉투를 들다 허리를 다친 미화원들이 많다는 말이 실감난다"며 "시민들이 분리수거를 꼭 지켜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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